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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절벽'…패닉바잉 끝났나

하지나 기자I 2021.02.16 05:00:00

1월 아파트 매매건수 4181건…전월대비 45% 급감
7년째 상승세에 가격 부담·대출 규제로 매수세 조정
임대차법·실거주 강화로 전세난 지속…매수시장에 영향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겨울철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 영향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패닉바잉(공포구매)이 한풀 꺾였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지하철 9호선 석촌고분역 인근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1월 아파트 매매건수 4181건…전월대비 45%↓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181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7511건 대비 45%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2030세대의 영끌 매수 행렬이 이어졌던 노원구·도봉구·강서구 등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줄었다. 노원구는 787건에서 422건, 도봉구는 359건에서 198건, 강서구는 426건에서 238건으로 감소했다.

부동산거래 신고기한이 30일이기 때문에 총 거래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집값 상승과 전세난 영향으로 패닉바잉이 계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9월 3767건, 10월 4377건, 11월 6353건, 12월 7511건으로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2월 정점을 찍었다는 해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 장세라고 분석했다. 매수자들이 가격 부담으로 마땅한 물건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2014년 이후 7년째 오름세다. KB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작년 한 해동안만 12.32%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이 작용한데다 정부가 계속적으로 공급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기다리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면서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상승폭은 둔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집을 살만한 사람은 작년에 이미 매수를 끝마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27만9000건으로 관련 자료가 집계된 2006년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 이후 신용대출이 어려워지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중 금리 역시 최근 오름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2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9%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일반신용대출금리도 3.5%로 전월대비 0.49%포인트 상승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내집 마련 수요자들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집값이 많이 올라서 가격 저항도 생겼고 올해 7월 예정된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도 영끌 매수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 밖에 없어 패닉바잉 매수세는 작년보다는 상당히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계절적 요인?…“전세시장에 주목해야”

일각에서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설 연휴 이후 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거래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전세시장 향방이 앞으로의 매매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셋값이 계속해서 오른다면 또다시 매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에만 11.85% 상승했다. 다만 11월 2.77%를 기록한 이후 12월 1.99%, 1월 1.52%로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반면 시장의 매수심리는 여전히 강하다. 한국부동산원의 매매수급동향을 보면 2월 둘째주 매매수급지수는 111.9를 나타냈다. 작년 7.10대책 직후 113.1(7월 둘째주)를 기록한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전세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자가 이전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임대차법과 분양 대기 수요, 실거주 강화 규제로 올해 전세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을 시세 90%까지 끌어올리는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방안 역시 아파트 매매시장의 변수로 지목된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서울 같은 경우 그동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는데 분양가 상한을 시세 90%까지 하게 되면 그만큼 분양 시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전매 제한, 거주의무 제한도 있는 상황에서 분양 아파트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하면 무주택자들이 구축 아파트로 회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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