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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는 저장 용도로 쓰이는 만큼 용량을 어떻게, 얼마나 늘리느냐가 기술 개발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미세공정 기술에 집중, 회로 선폭을 좁히고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용량을 늘렸다. 하지만 미세공정에도 한계가 있는 데다 데이터 저장 공간인 ‘셀’끼리의 간섭이 심해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방식의 ‘적층’ 기술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방식의 낸드플래시는 평면 구조(2D)가 아닌 3차원 구조로 이뤄졌다고 해 ‘3D(3차원) 낸드’라고도 불린다. 단수가 높을수록 데이터 용량이 많아지고 성능이 향상된다. 2013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4단 수직 구조의 낸드플래시를 선보인 바 있다.
낸드플래시의 단수는 매년 증가해 최근에는 200단까지 근접했다.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업계 최고층인 17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SK하이닉스도 지난달 ‘176단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를 발표했다. 셀을 수직으로 쌓는다는 점은 같지만 회로 배치를 경쟁사와 달리해 ‘4D’라는 이름을 붙였다.
낸드플래시 업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현재 삼성의 최고 단수는 128단. 하지만 다른 업체들과 달리 셀 간 연결을 위해 구멍을 한 번만 뚫는 ‘싱글스택’ 방식으로는 유일하게 100단 이상을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낸드플래시 두 개를 이어붙이는 더블스택은 공정이 복잡해지고 제조원가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낸드플래시 ‘7세대 V(3D)낸드’를 개발 중이다. 이번엔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해 단수를 높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블 스택 기술로 단순 계산하면 최대 256단까지 쌓을 수 있다”며 “싱글스택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업체와는 차별화된 더블스택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산 시기는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전자기기 성능 향상에 따른 저장 용량 확대와 기존 저장장치에 대한 대체품으로 낸드플래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급자 입장에선 제조 원가를 낮추면서도 용량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적층 기술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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