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국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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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출범 이후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18대 0`이라는 거대 여당의 `상임위 싹쓸이`가 현실화 했다. 1988년 이후 32년 만의 일이다.
이낙연호(號) 출범과 함께 민주당의 `입법 독주` 논란을 종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반기 원 구성 협상 때 11대 7로 나누기로 잠정합의했던 만큼, 이 대표 등 민주당 새 지도부가 정상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얘기다.
관건은 역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다.
통합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관행으로 정착한 `법사위원장=야당 몫`이란 원칙을 깼다고 몰아세우고,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 차원`이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합당 측은 `18대 0`의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불리할 게 없다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협치를 위한 타협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날 이 대표의 예방을 받은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여당 대표가 새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정치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이 대표는 “개원 협상 과정에서 두세달 동안 겪었던 우여곡절을 또 반복할 겨를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상임위원장 재분배 방안과 관련해 “당장 정기국회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급한 일을 못 하게 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코로나19 파장에 따른 국난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여야가 정쟁에서 벗어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란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과거와 결별하겠다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법사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민생과 직결된 다른 법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당명도 `국민의힘`으로 바꾸기로 한 만큼, 이전 세력과는 다른 대안 정당으로서의 진정성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