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달러화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Tether)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테더와 비트코인이 함께 상장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이례적으로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테더 가격은 0.92528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27일 이후 1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장중에는 24시간 전에 비해 2% 이상 하락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에 자금이 몰리며 비트파이넥스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거래소에 비해 600달러 이상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코인데스크가 집계하는 비트코인 가격지수(BPI)에 따르면 글로벌 거래소 평균 시세는 장중 한때 6960달러를 찍어 5주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비트파이넥스에서 비트코인은 7788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도 글로벌 평균이 6617달러인 반면 비트파이넥스 시세는 705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00% 은행에 예치된 달러와 연계돼 발행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를 이론적으로 이처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시장에서는 테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동안 테더를 발행하는 테더 리미티드(Tether Ltd.)가 테더 발행에 따른 달러 현물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고 파트너사인 비트파이넥스를 통해 인위적으로 시세를 조작한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날은 테더 리미티드가 달러를 예치해 온 코스타리카 노블은행이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비트파이넥스가 이틀째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등 주요 법정화폐의 입금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테더를 둘러싼 불안이 커졌다.
이 때문에 테더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대거 매물을 내놨고 이렇게 테더를 빠져나온 자금들이 비트코인이나 다른 스테이블 코인 매수로 몰리고 있고 또 테더로 비트코인을 구입해야 하는 거래소에서는 테더 값이 싸지면서 비트코인 매수여력이 커지는 등 시장에 가격 프리미엄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