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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성공 조건으로 민간 이양과 더불어 일관성을 강조했다. 한국 실정에 맞는 행사 내용을 갖춰 시장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꾸준한 행사 진행으로 인지도를 높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세페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와 성격이 같은 행사지만,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제대로 된 대한민국 대표 쇼핑 관광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선 최대 과제인 할인율 등 혜택 확대부터 행사의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블랙 프라이데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는 할인폭과 취급 품목의 가짓수가 꼽힌다. 그 해 생산한 인기 가전제품을 50% 이상 할인받을 수 있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달리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선 할인폭이 25% 남짓이다. 의류의 경우도 2~3년 전 이월상품을 할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유통구조에서 나온다. 미국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사서 파는 직매입 형태이기 때문에 가격 결정권이 유통업체에 있다. 반면 우리는 유통사가 제조업체에 물건을 팔 공간을 내주고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는 구조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 결정권이 제조업체에 있다.
할인폭을 키우고 취급 품목을 다양화하기 위해선 기존 유통사 중심의 행사 진행 방식을 제조사 중심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조사 중심으로 바꿔도 어려움은 따른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와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마냥 가격을 낮추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에 부담이 따른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두 행사는 이미 해당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적인 쇼핑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11월24~26)엔 사흘간 매출이 24조원에 달했다. 광군제는 11월11일 단 하루 동안 28조원을 벌어들였다.
한 가전 제조업체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때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구매 수요가 넘친다”라며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시장도 작은데 소비자 관심까지 덜해 ‘박리다매’로 할인 규모를 보충하기에 제조사로서 부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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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회 행사까지는 행사 시작일이 매년 9월 마지막주 목요일이었으나 올해는 금요일로 바뀌었고, 총 행사기간도 2016년 33일에서, 2017년 34일로 하루 늘었다가 올해는 10일로 대폭 줄었다.
이렇듯 행사기간이 일관되지 못하면 공급자 입장에서도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없을 뿐더러, 소비자들에게 행사를 알리는 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서 교수는 “코세페는 이제 3년째 접어들었지만, 매번 기간이 달랐다”며 “코세페 역시 하나의 상품이고 브랜드이기 때문에 일정을 고정해서 10년간 인지도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같은 조언에 대해 주최 측인 산업통산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마친 뒤 일정 고정부터 민간 이양 방안 등 행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는…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박근혜 전 정부에서 2015년 만든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초다. 이후 2016년부터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명칭을 바꿨고 내수 진작과 관광활성화를 동시에 꾀하자는 취지로 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가 맡아 매년 행사를 열고 있다. 2016년(9월 29일~10월 31일), 2017년(9월 28일~10월 31일)에는 9월 말부터 약 한 달여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