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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이어 펜스도 "지켜보자"..커지는 '고위급 北美접촉' 가능성

이준기 기자I 2018.02.07 07:21:58

강경했던 펜스 "누가 참석하든 나의 메시지는 동일할 것"
美언론 "펜스 발언, 北과의 만남 배제하지 않은 것" 해석
8일 北건군절 열병식 관건..美겨냥 ICBM 선보이면 '요원'

사진=AP/뉴시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찾는 마이크 펜스(사진)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방한 기간 중 고위급 북미 접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같은 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고 밝힌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에 이어 미 최고위급 관리들이 연이어 북한과의 조우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그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북미 간 대화는커녕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표명해왔던 만큼 이번 발언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알래스카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미 북부사령부의 미사일방어(MD) 보고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한 중 북한 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믿는다고 말해왔다”며 “하지만 나는 어떤 만남도 요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북한과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4일 평창올림픽 기간 방남할 고위급대표단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어떤 상황이고, 누가 참석하든 나의 메시지는 동일할 것”이라며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무기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야심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야심을 버리고, 지역국가들과, 미국, 전 세계 국가들의 바람에 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방문하는 모든 곳에서 북한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올림픽팀에 남북한 간에 존재하는 어떤 협력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고립돼야하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과 소유를 끝내야 하는 북한정권의 현실을 가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평창올림픽에 보낸 배경에 대해 “첫째는 한미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두번째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야심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것이라는 우리의 약속을 미국과 일본, 한국 간에, 전 세계의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에게 다시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베 신조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옆에 서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 세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의 불량정권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계속 하기 위한 전 세계 국가들의 연대감을 재확인할 것”이라도 부연했다.

고위급 북미 접촉은 8일 예정된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만약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을 선보일 경우 고위급 북미접촉은 더 요원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올림픽 하루 전날 우리가 세계 많은 곳에 제시하는 협력과 우정의 메시지와는 매우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대한 군사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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