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돋보기]'누가누가 더 높나' 뜨거운 마천루 경쟁

김인경 기자I 2017.03.04 09:00:00

현재 최고 건물은 UAE 두바이 부르즈할리파
2020년 1000m 제다타워 완성되면 1위 바뀔 전망
한국도 제2롯데타워에 현대차 GBC..500m 이상 빌딩 줄이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부르즈할리파[스카이스크래퍼 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931년 완공된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318m의 높이로 약 40년간 ‘세계 최고(最高) 빌딩’ 노릇을 했다. 그러나 1973년 417m의 세계무역타워(WTC)가 완공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는 높이 경쟁에 한창이다. 지난 2010년 800m가 넘는 건물이 등장한 데 이어 2020년께에는 높이 1km에 이르는 빌딩이 세워질 전망이다.

◇두바이vs사우디…‘부르즈할리파’ 제치기 혈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부르즈할리파’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설치된 이 빌딩은 무려 829.84m, 163층에 달한다. 이 건물은 2004년 9월 착공해 2010년 1월 개장됐으며 1층부터 39층은 호텔로, 40층부터 108층은 고급 아파트로, 109층 이상은 사무실로 이뤄져 있다. 123층과 124층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 전망대에 서면 두바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관광코스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르즈할리파 보란 듯이 더 높은 건물을 표방하며 세워지고 있는 빌딩도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2대 도시인 제다에서는 높이 1000m에 달하는 제다타워(킹덤타워) 짓기에 한창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건물은 163층 건물에 주거용 고급 아파트, 호텔, 사무실이 입주할 전망이다.

제다타워 조감도[스카이스크래퍼 제공]
사우디아라비아가 건물을 올리자 UAE도 질 수 없다는 듯 높은 건물을 짓고 있다. UAE는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리바가 디자인한 ‘더 타워 두바이 크릭 하버(The Tower at Dubai Creek Tower)’를 지난해부터 쌓아올리고 있다. 두바이 월드 엑스포가 열리는 2020년께 완공되는 이 건물은 928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높이 240m가 넘는 마천루는 2020년께 전세계 1만6000개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도 마천루 경쟁…제2롯데월드에 GBC까지

한국도 마천루 경쟁이 한창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높이가 높은 건축물은 인천 연수구의 동북아무역센터로 나타났다. 이 빌딩은 지상 68층, 높이는 305m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4월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제2롯데월드가 개장하면 순위는 바뀐다. 제2롯데월드는 현재 555m로 지상 층수만 123층에 달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2021년께에는 바뀔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569m짜리 빌딩을 짓겠다고 건축 허가를 신청했기 때문.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옛 한전부지에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삼성동 일대는 지구단위계획상 600m 이하까지 건축물 건립이 가능해 사실상 GBC가 국내 최고층 빌딩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물론 마천루 경쟁을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거대 빌딩이 들어서며 지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다 주변 건물들의 일조권 피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가 주최한 GBC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는 봉은사 승려와 신도들에게 가로막혀 무산되기도 했다. 봉은사는 목재건물인 봉은사에 그림자가 지면 봉은사는 물론 봉은사 안에 있는 문화재까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건물’을 향한 기업들의 열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변 지역 주민의 반발은 있지만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이 갖는 홍보 효과가 더 큰 것이 현실”이라며 “마천루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GBC 조감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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