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저자가 여행가방에 고이 담아온 수많은 예술작품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 올리는 식이다. 여러 나라의 미술관과 길 위에서 만난 여행 같은 그림을 모았다. 저자는 작품에 자신을 온전히 투사하는 물아일체 감상법을 알려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본 고흐의 ‘낡은 구두’를 통해서는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볼 수 있는지를 배웠고, 런던 데이트모던미술관에서 만난 잿빛 얼굴의 여인에게선 방랑의 비애를 보았다고 했다.
다만 정답은 없단다. 저자에 따르면 미술관은 여행자라는 관람객에 따라 무한히 확장하는 법. 길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맞닥뜨리느냐에 따라 그림에 대한 기억은 달라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여행 중 만난 인연과 여행지 속 마주한 사진들이 이야기 속 그림과 교차해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