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형기자] 10년전 이맘때 IMF에 지원을 요청했던 우리나라가 국제금융개혁안을 마련하는 국가로 거듭나 10년간의 구조조정 노력이 허사가 아니었음은 증명돼가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충격은 피해갈 수 없어 건설 등 일부 분야의 부문별 구조조정이 본격 막을 올리려 하고 있다.
이번주 은행권이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대주단 자율협약 신청을 받는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우선 신청할 전망으로 이는 건설 부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전수조사를 발표할 지도 관심이다. 저축은행들이 가장 크게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저축은행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난 1주택자 종부세 대체입법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보유기간이 3년 이상 경과했을 경우 일괄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중 당정이 협의를 갖는다.
◇G20 정상회담 금융위기 국제 공조 확인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은 현재의 국제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를 재차 확인하고, 공동의 국제 금융개혁안을 마련키로 했다.
금융개혁안은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 △금융감독·규제 개선 △금융시장 신뢰성 제고 △국제적인 협력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5개의 원칙 아래 47개 중단기 실천과제로 구성되며 3개국으로 구성된 의장국단이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절차 등을 만들게 된다. 우리나라는 2010년 의장국으로서 의장국단에 참여, 국제금융개혁안을 주도적으로 만들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실천과제까지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는 데서 국제적인 공조 노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시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실천과제가 실제 확정돼 실천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는 데다 금리 인하 등 구체적인 조치들은 빠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G20 정상회담보다는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G20 정상회담 이후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PF 등 부문 구조조정 막 오르나
지난주 신성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우선 오는 18일까지 신청을 받는 건설사 대상 대주단 협약 가입이 본격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약에 가입한 건설사는 향후 1년간 주채권 금융회사에 상환유예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사들의 줄줄이 부도를 내는 상황에서 대주단 협약 가입은 자금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독주를 받아 마신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건설업계는 `(가입을) 하려면 다 함께 하고, 안 하려면 모두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생 부문과 관련돼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이 표면화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899개 PF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끝마치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KDI에서 신속한 저축은행업계 구조조정을 주문한 만큼, 발표와 함께 구조조정도 부상할 전망이다.
◇1주택자 종부세 감면 어떻게 될까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1주택자 종부세 관련, 대체입법 논의가 이번주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헌재는 내년말까지 법을 개정하면 된다고 했지만 여당인 한나라당은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정은 오는 19일 고위 당정회의에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3년 이상 장기보유에 대해 일괄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1주택 장기보유자의 경우 특별공제율 적용으로 인해 10~20%의 세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적용시가는 오는 12월 과세분은 현행대로 납부하되, 법이 개정되는 대로 내년 초 감면액을 환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미 개정안으로 제출된 주택 종부세 과세기준의 9억원 상향조정은 원래대로 6억원으로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정협의와 함께 국회 기획재정위가 종부세 개정안 심의에 들어가는 만큼 야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