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켈 전 총리는 재임 중이던 지난해 여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푸틴 대통령과 유럽 국가 회담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4번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퇴임했다. 마지막 임기 중 일찌감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16년 임기 동안 푸틴 대통령을 60여 차례나 만나 친분을 다졌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지만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기간이라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힘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에게) ‘당신의 권력은 이미 끝났다’는 느낌을 매우 분명하게 받았다”며 “푸틴에겐 오직 권력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만났던 과거와 달리 마지막 회담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대동했는데 그것이 의미심장했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의 병력 철수와 국제기구의 휴전 감시 등을 규정한 ‘민스크 평화회담’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맞설 준비를 하는데 시간을 벌어줬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08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해 러시아가 침공할 여지를 만들었다거나,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해 유럽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는 등 비판에 대해서도 “오해를 받는 느낌”이라고 해명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근황에 대해 “이전과 같이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하는 것은 적어졌다.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신은 곤충이 성충이 되기 전 번데기가 되는 것처럼 ‘용화(紡化) 기간’을 보내며 자신을 재창조하려 시도 중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