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루에만 52주 신저가까지 굴러떨어진 대형주는 삼성SDI(006400), 현대모비스(012330), 포스코케미칼(003670), LG생활건강(051900), LG화학(051910) 등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일에는 현대차(005380)가 16만3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같은 날 기아(000270)도 6만8900원으로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대형주 약세는 코스피 부진과 직결된다. 3월 들어서 코스피가 1.4% 하락한 것도 결국 코스피 대형주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대형주가 부진한 이유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대란과 이로 인한 물류비 증가 등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대형주는 주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금융, 화학 등의 업종인데 이들 업종은 러시아 제재에 따른 리스크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환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 코스피 대형주에 대한 집중 매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약 1조1654억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약 3227억원), 현대차(005380)(약 2539억원), SK하이닉스(000660)(약 2447억원), 삼성SDI(006400)(약 2278억원), 기아(000270)(약 1768억원), LG화학(051910)(약 1574억원)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모두 이번주 52주 신저가로 떨어진 종목이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도 이달 들어 6만원대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12만원 아래로 내려가는 등 부진했다.
당분간 대형주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러시아의 기업 제재 역시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대형주에 대한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단기 대응 측면에서는 반도체·2차전지 등 대형주보다는 면세·의류·화장품·헬스케어 등 리오프닝(경기재개) 관련주나 건설·유틸리티 등 정부 정책 변화 관련 종목의 매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