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금융당국이 동학개미의 원성과 업계의 불만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모양새다. 애초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가 3개월은 연장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7주로 대폭 줄면서 금융투자업계도 숨통이 틔었다는 반응이다. 뿐만 아니라 전 종목에 대해서 공매도를 재개하지도 않겠다고 얘기했고, 개인의 공매도 기회 확대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개인의 불만도 일정부분 달랬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결국 공매도 금지를 연장했다는 부분은 우리 사회에서 거대세력화 된 동학개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밖에 없었단 지적이 나온다. 이는 지난 연말 주식 양도세와 관련해 불거졌던 대주주 논란과도 맞닿는 문제다. 특정 주식을 10억원 이상 들고있으면 ‘대주주’로 간주해 차익의 최대 33%를 세금으로 냈어야 했는데, 이 기준을 올해부터 3억원으로 낮추겠다고 당시 정부가 고집하면서 동학개미의 여론이 들끓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사표를 쓰는 강수를 두기도 했지만 결국 정부는 여론을 따라갔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공매도 금지 연장이 재·보궐 선거가 끝난 직후까지만 이뤄진다는 점에서 빈축을 샀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하면 정치권이 나서서 뒤엎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양도세 문제에 이어 이번 공매도 금지 연장 역시 정부가 결국 동학개미 눈치를 봤단 얘기”라며 “특히 공매도 금지 연장을 7주만 하기로 한 건 선거 끝날때까지만 이 이슈를 붙잡아 두겠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조소하기도 했다.
동학개미의 증시 진입이 꾸준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이들의 발언권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증시 관련 이슈에 동학개미들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이 사들인 코스피·코스닥 주식만 총 27조 1170억원 어치다. 세력화 된 동학개미가 어디까지 이슈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금융투자업계는 긴장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