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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인구의 도시집중화 때문에 메가시티들이 지상의 교통수단에만 의지해서는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하늘을 열어서 3차원으로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UAM(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부를 맡고 있는 신재원 부사장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UAM이 도시 집중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 부사장은 우선 UAM의 정의부터 소개했다. 그는 “흔히 사용되는 플라잉 카(Flying Car)라는 용어와 그동안 몇몇 발명가들이 지상에서 자동차처럼 주행하다가 날개를 펴고 이륙하는 자동차를 봐서 UAM이 자동차를 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데 이런 종류의 플라잉 카는 자동차로도 효율적이지 못하고 비행체로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지금 단계에서 UAM은 항공기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모빌리티 세상은 지상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다니고 도심의 하늘에서는 비행에 최적화된 기체가 날아 다니는 모습이 될 것”이라며 “각각의 임무를 가장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으로 수행하면서 지상과 하늘의 교통수단을 효율적으로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UAM이 상용화되면 도시의 삶의 질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도시의 수많은 도로들과 주차장 등 지상교통 시설들이 점유하고 있는 도시의 면적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또 UAM은 도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도심 안의 시설들을 걸어 다니며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꿔 줄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특히 UAM이 전기나 수소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일조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UAM과 관련해 우려가 나오는 소음이나 안전 문제에 대해선 “UAM은 여러 개의 소형 프로펠라를 전략적인 위치에 분산, 설계해 소음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며 “또 이런 멀티 로터 디자인은 여러 개의 로터를 독립적으로 구동시키기 때문에 안전도 향상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 부사장은 UAM의 상용화 전망에 대해 “우버는 대략 2023~2025년 사이에 상용화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고 국토부 주관 국가 UAM 로드맵에서도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UAM 관련 인증체계 확립과 도심 운항에 필요한 항공교통 관리 시스템, 공역 규제 완화, 기체들이 이착륙할 수 있는 시설 등이 얼마나 빨리 구축될 것인지에 따라 상용화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계획은 UAM 시장에 제일 먼저 뛰어드는 것보다, 가장 경쟁력 있는 기체를 시장에 제일 먼저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UAM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이 스마트 모빌리티에 필요한 주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능동적인 규제 신설과 정비 등을 통해 여러 산업군에서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이 잘 융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한국이 UAM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신재원 부사장은 1989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 30년간 재직하며 무인항공시스템(UAS) 등 미래항공 기술과 전략을 연구하는 업무를 하다, 2019년 9월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UAM사업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