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재정회의 앞두고 “재정 풀고 증세” Vs “법인세 인하”

최훈길 기자I 2020.05.23 09:00:00

[기획재정부 주간계획]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
28일 제5차 경제 중대본
29일 4월 산업활동동향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5월16일 세종시에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9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매우 시급하다”며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다음 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경제분야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고 세입 확충을 위한 증세 논의에 돌입하자는 주장과 법인세 등 대규모 감세로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반론이 맞설 것으로 보인다.

◇文대통령 “경제 전시상황, 자원 총동원”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당정청은 오는 25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문 대통령 등 청와대 고위급 인사들과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 국무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다. 논의된 내용은 8월에 발표되는 내년도 예산안과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이 담긴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다.

당정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 추진 방침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자원과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내달초 발표하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역대 최대 규모인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부는 적극적 재정과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 입장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총리는 지난 3월 ‘2021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견지하면서 재정혁신으로 재정건전성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전 부처 재량지출 10% 구조조정 △8대 사회보험 중장기 재정건전성 확보 장치 마련 등 10대 재정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당정청이 중장기 증세 추진을 공식화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현 법무부 장관)는 2017년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증세를 주장했다.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명목세율 인상은 현단계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가 입장을 바꿨다. 이후 국회에서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이 이뤄졌다.

◇증세 촉구하는 ‘제2 추미애’ 나올까

이번에도 이같은 증세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당장은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지만, 나랏곳간 상황을 고려해 증세로 ‘재정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0일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재정·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해 당장은 어렵지만 증세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담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으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는 48조900억원, 관리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사회보장성 기금) 적자는 89조4000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 규모다. 내달 30조원 안팎의 3차 추경의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850조원에 육박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2018년 기준)는 40%로 관련 집계를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국가 중 4위로 낮다. 유럽연합(EU)이 재정 준칙(안정·성장협약)에서 제시한 60%보다도 낮다. 재정 여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1~2018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1%로 OECD 36개국 중 여섯 번째로 가파르다. 이는 독일(2.8%), 일본(3.2%), 그리스(4.4%), 프랑스(5.7%), 미국(8.3%)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불어나는 나랏빚 속도가 우려되는 셈이다.

노조는 전국민 고용보험 등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해 증세를 하자는 입장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기업 규모에 따라 누진세를 도입해 전국민 고용보험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나랏빚 부담, 고용안전망 확충 등 이유는 다르지만 각계에서 증세 주장이 잇따르는 셈이다.

그러나 업계나 야당은 증세를 놓고 강력 반발할 전망이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섣부른 증세는 후유증이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오히려 법인세 등 대규모 기업 감세로 세 부담을 낮추고 투자를 지원해 경기 활성화, 세수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투자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국가적 최우선 과제”라며 “기업 투자에 상징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법인세율 인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근로시간 유연성, 임금 동결·삭감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영업 침체…서비스업생산 역대최대 감소

통계청은 29일 ‘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통계청의 ‘2020년 3월 산업활동동향(이하 전월대비)’에 따르면 3월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각각 0.3%, 1.0%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소매판매는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각각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4.4% 줄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이 17.7%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하락해 2008년 2월 이후 12년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월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19 확산이 제조업 생산·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며 “5월부터는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정책효과가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26일 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가관광전략회의, 28일 제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등 내주에 4개의 공개회의에 참석한다. 김용범 1차관은 28일 경제중대본에 참석하고 29일 관계부처들이 참석하는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주재한다. 안일환 2차관은 28일 제8차 비상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부처별 재정집행 상황을 점검한다.

KDI는 27일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공개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5일 ‘개방경제에서 인구구조 변화가 경상수지 및 대외자산 축적에 미치는 영향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26일 재정포럼 5월호를 발간한다.

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KDI, KIEP, 조세연의 주간 주요일정 및 보도계획이다.

국가채무(중앙정부+지방정부)가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660조원에서 매년 증가해 차기정부 때인 2023년에 106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7~2019년은 결산 기준, 2020년은 2차 추경 기준, 2021~2023년은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기준. 괄호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단위=조원 [자료=기획재정부]
서비스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3월 감소 폭(-4.4%)은 2000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 감소 수준이다. 경기 위축 상황에선 재정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위=% [자료=통계청]
◇주간 주요일정


△26일(화)

10:00 국무회의(홍남기 경제부총리)

14:00 국가관광전략회의(부총리, 정부서울청사)

△27일(수)

08:30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부총리, 서울청사)

△28일(목)

07:00 코리아타임즈 포럼(안일환 2차관, 플라자호텔)

08:00 제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부총리·김용범 1차관, 서울청사)

10:00 제134차 복권위원회 전체회의(2차관, 서울청사)

17:00 제8차 비상 재정관리점검회의(2차관, 서울청사)

△29일(금)

08:00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1차관, 서울청사)

15:00 제2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2차관, 서울청사)

◇주간 보도계획

△25일(월)

08:30 개방경제에서 인구구조 변화가 경상수지 및 대외자산 축적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KIEP)

△26일(화)

06:00 재정포럼 2020년 5월호 발간(조세연)

08:30 신보호무역주의 정책의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KIEP)

10:00 2020년 기금평가 결과

10:30 2020 인구주택총조사 및 농림어업총조사 시도 책임관 회의 및 실시본부 현판식

△27일(수)

08:30 한국의 신북방 경제협력 거버넌스 개선방안 연구: 러시아를 중심으로(KIEP)

12:00 2020년 3월 인구동향

12:00 2020년 4월 국내인구이동

12:00 KDI,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

14:00 제2차 공공기관 공정채용 협의회 개최

15:00 코로나19로 인한 외국환거래

△28일(목)

08:30 신흥국 정부조달시장 개방 실태 분석과 중소기업에 대한 시사점(KIEP)

10:00 통계청,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통계정보 제공

12:00 2019년 4분기(11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

16:30 한-체코 통계청장, 코로나19 대응 통계협력 강화

17:00 2020년 6월 국고채 발행계획 및 5월 발행실적

17:00 제8차 비상 재정관리점검회의 개최

△29일(금)

08:00 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

10:00 역세권 공공청사 활용한 청년주택 복합개발

12:00 KDI 북한경제리뷰

15:00 2020년 6월 재정증권 발행 계획

16:30 2020년 제2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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