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무한변신]“미래 ‘먹거리’가 답이다” 식량시장 개척 나선 상사

경계영 기자I 2019.12.27 06: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종합상사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먹을거리’다. 식량자원은 생존과 직결된 삶의 필수적 요소일 뿐 아니라 아세안 등 인구 증가 지역에서의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항에 국내 최초로 연 250만t 규모의 해외 곡물터미널을 준공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식량자원 확보에 가장 속도를 붙이는 기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1년 인도네시아에 팜 농장을 개발해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팜유 생산·판매까지 담당한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과자, 라면 등을 튀기는 데 활용하는 팜유는 전 세계에서 식용 오일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자원이다. 미얀마엔 연간 쌀 10만t을 도정·저장·포장할 수 있는 기지인 미곡종합처리장(RPC)도 만들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들 농장형·가공형 인프라 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유통형 인프라 사업까지 확장했다. 지난 9월 주요 곡물의 5대 수출국으로 꼽히는 우크라이나에 준공한 곡물 수출터미널이 대표적이다. 수출터미널이 위치한 미콜라이프항은 전체 곡물 수출량 90%를 차지하는 흑해 항만에서도 그 물량 비중이 22%에 달하는 최대 항구다.

곡물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곡물 취급량이 2015년 84만t→2016년 277만t→2017년 320만t→지난해 437만t 등으로 급속도로 늘어났으며 올해도 취급량 500만t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LG상사(001120)도 자원 분야에서 팜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판단하고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G상사는 2009년 인도네시아에 팜 농장을 운영했으며 지난해 말 761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팜 농장 2곳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팜 오일은 연간 7만t에 이르며 LG상사는 올해 생산량을 1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상사 매출액에서 팜을 포함한 자원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8.2%였지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1.0%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곡물이 아닌 다른 식량자원에 눈돌린 상사도 있다. 현대종합상사(011760)는 캄보디아에서 2015년부터 망고 농장을 운영한 데 이어 지난 9월 망고 수출을 본격화했다. 검역시설을 갖춘 농산물유통센터 구축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중국 등으로 범위를 넓히겠다는 목표다. 현대종합상사는 버섯 등 식량자원사업을 더욱 키워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원사업 가운데 에너지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데다 대부분 개발됐거나 개발권 배분이 이뤄진 상황인 데 비해 식량은 인류 생존에 필요해 미래에도 없어지지 않을 뿐더러 인구 증가와 함께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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