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 심장을 찾다]③오송생명과학단지

김지섭 기자I 2019.03.01 06:00:00

오송첨복단지·충북경제자유구역청·식약처 등 한 자리에
한반도 중앙 위치한 바이오산업 심장부
세제 혜택에 각종 규제 완화로 바이오기업 몰려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베스티안 메디클러스터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사진=충청북도)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오송은 국가에서 조성한 바이오분야 국가생명과학단지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LG화학도 2009년부터 바이오 생산기지를 짓고 현재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주력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죠.”

송충섭 LG화학 팀장은 충북 오송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LG화학 오송공장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가장 넓은 5만평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대웅제약, SK바이오랜드 등 제약·화장품 생산시설도 주변에 빼곡히 들어섰다. 정부가 오송산업단지에 생산시설을 지으면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을 줬기 때문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은 정부가 지정한 산업단지로 이전하면 법인세를 5년동안 전액 혹은 절반까지 면제하는 제도다. 소득세와 연구개발(R&D) 등에도 각종 세제혜택이 붙는다.

무엇보다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자리잡고 있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의 각종 지원센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충북산학융합본부,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등 바이오산업을 공통분모로 하는 유관기관들이 기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의약품·의료기기 등 허가 기관과 기업의 생산·연구시설이 한반도 중앙인 오송에 밀집해있어 국내 바이오산업의 심장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오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 모임인 ‘혁신신약살롱 오송’도 지난해 출범해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신약살롱은 바이오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친분을 쌓고 정보를 나누는 자리다. 미국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에도 이 같은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혁신신약살롱 오송 모임에도 바이오기업 대표, 연구소 관계자, 투자자, 지자체 관계자, 대학교수 등 60여명이 모여 바이오 산업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정보도 활발하게 주고받는다. 양재혁 베스티안재단 실장은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만날 수 있는 바이오 생태계”라며 “오송은 국가적인 바이오밸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 중심부’ 오송…국가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부상

정부는 지난 1994년 보건의료과학기술혁신방안 수립에 따라 특별법을 만들고 국토 중앙에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를 1997년 ‘바이오·보건의료특화’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기 위해서다.

강호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외협력팀장은 “오송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에 있고 국토를 남북으로 잇는 경부축과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강호축의 중심에 놓였다”며 “지리적 특성상 바이오헬스 산업 관련 파급력과 확장성은 그 어느 지역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입주 기업은 작년 10월 기준 68개 업체에 달한다. 대부분 제약·의료기기 등 바이오산업 관련 기업들로 지난해 12월 이들의 고용 규모는 3961명 수준이다. 오송첨단의료산업재단이 관리하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는 제외한 수치다. 첨복단지에는 지난달 기준 의료연구개발기관 118곳, 지원기관·편의시설 17곳 등 총 135개 기업·기관이 입주해있다. 첨복단지에서는 기업들이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잘 갖춰진 인프라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명과학단지와 별도로 소득세·법인세 등 혜택과 품목허가 절차 간소화 등 약사법 특례 조항까지 적용된다. 식약처에서도 담당자가 직접 파견 나와 제품 인·허가를 우선 심사하는 등 개발 제품의 빠른 상업화에 유리하다.

이민석 알테오젠 전무는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기업이 활용을 잘하면 연구개발(R&D), 생산 등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알테오젠도 첨복단지의 CMO(의약품 위탁생산) 시설을 많이 활용했고 앞으로 항체·약물결합체(ADC) 제품 생산을 위해 지난해 연구시설 용지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1단지는 ‘빙산의 일각’…“2·3단지 기업도 줄섰다”

오송첨복단지를 포함한 오송생명과학단지는 현재 1단지로 ‘오송 바이오밸리’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1단지에 기업·기관 등은 이미 빼곡히 들어섰고 지난 2014년 7월부터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 예정인 2단지(328만4000㎡) 바이오폴리스도 87.5% 분양이 이뤄졌다.

오송에 분양을 받은 유전자 교정 기업 툴젠의 심현승 팀장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오송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바이오텍 기업에게 최적의 연구개발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툴젠은 유전자교정과 종자개발에 대한 연구시설을 오송에 지을 예정이다.

앞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9323억원을 투입해 바이오폴리스·바이오메디컬 진입도로, 용수공급시설, 폐수처리시설 등을 구축해 입지 여건을 만들었다. 산업용지 3.3㎡당 분양가가 97만원대로 저렴하고 화학물질안전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 공공기관도 들어섰다.

지난해 8월 정부 주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이름을 올린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844만8000㎡)에도 기업들이 이미 줄을 서고있다. 충북도가 3단지 입주 희망 수요를 조사한 결과 154개 업체가 758만㎡ 산업용지 분양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오송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많은 클러스터가 있지만 오송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충북에서 바이오산업에 총체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오송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만드는 인프라를 보유했고 앞으로도 확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국내 어떤 클러스터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사진=충청북도)
오송 바이오클러스터 현황(자료=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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