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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지난 6일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몰카) 범죄를 규탄하며 법원이 남성에게만 관대한 판결을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를 냈다.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지난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모여 ‘편파 판결·불법촬영 규탄 시위’를 열었다. 지난 5ㆍ6ㆍ7ㆍ8월에 이어 다섯 번째로 연 시위다.
당초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집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이날 오후 비가 그치면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주최 측은 집회의 이름을 ‘불법촬영 편파판결 규탄시위’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로 이름이 변경하면서 편파판결에 초점을 맞췄다.
‘불편한 용기’는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사법부는 남성들의 성범죄에 유독 관대하게 대처하며 성별에 따라 판결의 수위를 달리하고 있다”며 “여성을 남성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편파 판결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구씨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모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최00 능지처참”이라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입법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132개의 여성혐오 범죄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라”며 “특히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에 해당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도록 구체적인 법조항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주최 측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번호를 공개하고 이들에게 ‘여성혐오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같은 시간에 단체로 보내는 ‘문자 총공’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 대다수는 붉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자라서 실형 선고, 남자니까 집행유예’, ‘안희정 유죄 사법정의’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번 시위에는 연예인 구하라(27)씨 관련 피켓도 눈에 띄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30분 쯤 집회 도중 2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무대 쪽으로 BB탄 10여 발을 발사해 즉시 경찰에 붙잡혔다. 발사된 총알에는 아무도 맞지 않았고 해당 남성은 인근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남성은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