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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의 암호화폐 읽기]<22>대규모 펀딩까지 가능해진 ICO, 절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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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18.03.21 06:25:11

최대 2.7兆 모으려는 텔레그램…ICO 대형화 주도
프로젝트·개발일정·시장성·투자규모 등 백서에 담아
자금조달 국가 선택 중요요소…마케팅활동도 필수

초기 설립자와 관리팀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 재단과 영리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일 경우 토큰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토큰 가치가 올라가면 거래소에서 이를 팔아 이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그래픽=PWC)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러시아 출신인 파벨 두로프, 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만든 암호화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세 차례로 나눠 최대 25억5000만달러(원화 약 2조73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 모으겠다고 선언하면서 암호화폐공개(ICO) 열풍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종전 최대 규모 ICO였던 테조스(2억3200만달러) 사례를 단숨에 10배 이상 뛰어넘는 기록입니다. 지난 2014년 카카오톡 감청 논란이 불거졌을 때 입소문을 타면서 `사이버 망명지`로 널리 알려졌고 현재 전세계 10억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텔레그램이라 해도 제대로 된 수익모델 조차 만들지 못하는 마당에 이런 천문적인 투자금을 받겠다고 하니 놀라움을 넘어 버블 논란까지 생기고 있는 것이죠.

물론 지난 2월에 1차로 실시한 벤처캐피털 중심의 비공개(클로즈드) 세일에서 8억5000만달러 어치 자금 조달이 별 탈 없이 이뤄졌고 현재 진행중인 2차 8억5000만달러 자금 모집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필요할 경우 6월쯤에 3차로 8억5000만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메신저서비스만 실시하고 있는 텔레그램은 탈(脫)중앙화를 모토로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및 스마트계약, 소액결제와 개인간 송금거래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하는 텔레그램오픈네트워크(TON)를 구축해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설명했던대로 ICO는 암호화폐를 매개로 하는 새로운 자금 조달방식으로, 신규 프로젝트나 사업을 기획한 뒤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기존 암호화폐와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게 됩니다. 자금 모집 단계에서 코인 개발자 또는 개발을 담당하는 재단 등이 일부 코인을 소유하면서 나머지를 대중에게 판매합니다. 최초 발행하는 코인 가격은 개발자가 정하게 되구요, 이 코인의 백서(White paper)가 제시한 비전과 초기 코인 가격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코인을 구매하고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자금을 제공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ICO는 통상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우선 설립자와 프로젝트 기획자, 암호학자, 프로그래머 등이 모여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구상합니다. 단 쓸만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곧바로 ICO를 실시하는 건 아니구요, 해당 프로젝트를 구현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스스로 보유하고 있는지 이 블록체인상에서 자체 토큰(Token)이 반드시 필요한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또 주식시장 공개(IPO)와 채권 발행, 크라우드펀딩, 대출 등 다른 자금 조달수단이 아닌 ICO가 가장 적절한 방식인지도 검토해야 하구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으로 ICO를 결정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ICO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일단 ICO 절차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백서 작성을 시작해야 합니다. 백서에는 블록체인을 어떻게 응용할 것인지를 소개하고 관련 시장 성장성과 기존 경쟁자를 진단하는 시장 분석을 포함해야 합니다. 또 제공하려는 제품이나 서비스,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활용 사례를 소개해야 하구요, 아울러 해당 프로젝트를 어떤 순서로, 언제까지 완성할지 개발 로드맵을 짜고 프로젝트 투자에 사용되는 지출규모와 목적도 명시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고려해야할 가장 중요한 판단 중 하나는 어느 나라에서 ICO에 나설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말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 위험이 늘어나고 있고 투기 수요로 시장이 과열되고 소비자 피해도 커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다보니 국내 기업들은 아시아권의 싱가포르와 홍콩, 유럽 스위스와 영국령 지브롤터 등지에서 ICO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법인을 먼저 세우고 현지 법령에 따라 ICO 절차를 밟는 겁니다. 최근 지브롤터가 ICO 규제 행보를 보이고 있어 ICO의 법적 틀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데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한 싱가포르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또한 토큰 개발이 필요합니다. 해당 토큰을 이더리움 플랫폼 기반으로 발행할지 그밖에 웨이브스(Waves), 이오스(EOS), 비트셰어스(Bitshares) 플랫폼을 통해 발행할지, 아니면 자체 코인을 발행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후 비트코인 톡과 트위터, 레딧, 슬랙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의 잠재적 사용자와 투자자를 모집한 뒤 이 프로젝트를 운영할 비영리 재단과 이와 서비스 계약을 맺는 영리기업을 설립합니다. 비영리 재단은 실제 ICO를 런칭하고 관리하는 조직인데, 개발자 지갑의 개인키를 보관하고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하는 주체입니다. 탈중앙화라는 이념에 맞춰 비영리 재단이 필요하지만 영리 기업과 사실상 동일한 주체이며 영리 기업의 법률적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이런 실무적인 과정이 끝나고 나면 운영진은 백서를 대중에게 배포하게 됩니다. 또 성공적인 ICO를 위해 유력 인사들을 투자자나 어드바이저로 초빙하고 마케팅에 나섭니다. 실제 투자자들과 만나는 밋업(Meetup)이나 컨퍼런스 행사를 갖게 됩니다. 동시에 백서와 깃헙(Github)를 통해 암호화폐 커뮤니티로부터 기술 검증을 받구요.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코인 발행이 이뤄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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