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오선아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겸임교수·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조교수는 지난 27일 산업조직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검색광고를 통해 광고주가 얻는 경제적 잉여의 추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결과 네이버에 검색 광고비 100원을 지출하면 광고주는 총 203원 ~ 231원의 경제적 가치를 얻어, 광고비 지출을 차감하면 약 103원 ~ 131원의 순 경제적 잉여를 획득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예를 들어 2013년 네이버의 검색 광고 수입은 1조3500억 원인데, 본 연구의 추정치에 따르면 검색 광고주들은 총 2조7400억 원 ~ 3조1200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얻어 1조3900억 원 ~ 1조7700억 원의 경제적 잉여를 얻은 셈이다.
◇구글의 수석경제학자 베리안(Varian)의 방법론 적용
이번 연구는 할 베리안(Hal Varian)이 2009년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무얼슨(Paul Samuelson)의 현시 선호(revealed preference) 이론에 기반해 연구한 방법론을 이용했다.
베리안은 검색 광고가 광고주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를 직접 추정하는 대신, 검색 광고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가정 하에, 검색 광고주들이 광고비 대비 얻는 경제적 잉여를 간접적으로 추산하는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구글의 실제 검색 광고 자료에 적용했다.
베리안의 추산에 따르면 구글의 검색 광고주는 광고비를 1달러 지출하면 총 2.0 ~ 2.3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얻어, 광고비 지출을 차감하고 약 1.0 ~1.3달러의 순 경제적 잉여를 획득한다. 즉 구글에 검색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비용 대비 2배~2.3배의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를 지닌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번에 이상승 교수 등이 진행한 네이버 광고의 잉여가치 산출과도 유사한 결론이다. 국내 연구진 역시 네이버 검색 광고의 경제적 가치 계수를 2.03 ~ 2.31로 추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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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승 교수 등은 2015년 2월 및 2015년 6월의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주 동안의 자료를 합산, 모든 광고주의 품질지수와 노출수를 동일하게 조정한 광고비용과 클릭수 자료(이하 “광고 견적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또한, 품질지수를 조정하지 않은 실제 광고비용과 클릭수 자료(이하 “광고 지표자료”)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아울러 광고비용의 변동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기 위해서는 순위 변동에 따른 클릭수 변동 상쇄를 방지하기 위해 순위별로 지표를 합산하는 것이 적절한 만큼, 각 광고 키워드별로 검색 노출 순위가 동일한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검색광고의 광고비 책정이 경매 방식으로 이뤄져 광고주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광고비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
그러나 이상승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검색광고는 오히려 전통 광고 매체에 광고하기 어려웠던 중소 상공인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경매를 통해 한정된 광고 공간을 배정하는 것 역시 효율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상승 교수 등은 “광고 뿐 아니라 검색 결과를 통해서도 방문자 유입이 발생한다”면서 “그래서 자연 검색 결과를 클릭함에 따라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가 얻는 경제적 잉여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또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사이트 운영자가 배분 받는 수익과 비영리단체에 광고 기회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구글 그랜트의 가치 및 사용자들이 검색 엔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찾게 됨에 따른 경제적 가치도 상당하다”면서 “네이버의 경우도 구글 애드센스와 유사한 네이버 애드포스트나 구글 그랜츠와 유사한 네이버 서포터즈 등을 운영해 여기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