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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통위보다 애정남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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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건 기자I 2012.02.13 09:07:11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3일자 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요? 전혀 없죠. 그리고 안 본지 오래됐습니다."

지난 9일 한은 금통위가 끝난 뒤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묻던 중 한 관계자에게 돌아온 답이다. 금리 동결이 오랜기간 유지되자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관심 또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은의 금리결정을 보느니 차라리 개그 콘서트의 `애매한 것을 정리해 주는 남자` 재방송을 보는게 낫다는 농담까지 나온다.

애정남이란 살아가는 데 애매한 것들을 확실하게 정의 내려주는 코너로 보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해 한은 금통위는 관계자들에게 언제나 애매하다.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 입김으로 금리정책의 운신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은의 수장인 김중수 총재에게 비난의 화살이 꼿히고 있다.

물론 김중수 총재가 잘한 부분도 많다. 각종 국제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해 해외 네트워크를 크게 넓혀놨고 상고출신 비서실장을 한은 설립 이후 최초로 배출하는 등 조직의 형식 파괴도 이뤘다.

그러나 금리정책 앞에서 만큼은 유독 작아지는 모습이다. 김 총재는 동결도 정책 중 하나라고 답변하고 있지만 그의 얘기를 귀담아 듣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작년 물가상승률이 4%대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펼칠 때 시장에서는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한은은 성장 둔화를 염려해 금리를 꽁꽁 묶어놨다.

오는 4월 다수의 금통위원이 교체되는 점도 문제다. 총 7명 중 5명이 한꺼번에 바뀌게 되면서 정책의 연속성에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금통위 의장에 대한 책임론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그리스도 제2 구제금융을 위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등 유로존에 끼어있던 먹구름도 서서히 걷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기저효과 덕이지만 3%대에 안착했다.

어찌보면 지금이 정책 수행에 적절한 시기가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전에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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