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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X파일] 신씨도 썼다는 `대여금고` 들여다보니…

조선일보 기자I 2007.10.04 08:44:57
[조선일보 제공] 신정아(35·전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씨가 2004년 개설한 우리은행 효자동 지점 대여금고에서 외화 2억여 원이 나왔다. 검찰은 이 돈이 박문순 성곡미술관 관장의 것으로, 박 관장의 남편인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04년 수사를 피해 이 대여금고에 넣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여금고란 은행 고객이 유가증권이나 보석 등 귀중품을 보관할 때 사용하는 은행 내부의 금고다. 보석함 크기에서 책상 서랍 사이즈까지 은행마다 3~6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전국 1950여 개 은행 지점에 대여금고가 있고, 한 지점 당 최소 80개 이상의 대여금고가 있어 그 수는 전국적으로 20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여금고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그리 익숙지 않은 존재지만, 대부분의 은행에서 고객 누구나 대여금고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6종류)의 경우 5만~30만원 보증금을 내고 1년에 1만~3만5000원의 이용료를 주면 누구나 쓸 수 있다. 우리은행(5종류)의 경우 이용료는 없고 4만~50만원의 보증금을 내면 된다.

그러나 국민은행(3종류)은 주거래 고객 가운데 상위 우량고객에게만 대여금고 이용권을 주며 20만~50만원의 보증금을 받는다. 모든 은행에서 사용이 끝나면 보증금은 돌려준다.

대여금고는 주로 은행의 VIP창구 뒤편에 있는데, 이용하려면 은행직원이 금고 방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고 고객이 그 안에 들어가 열쇠로 자기 대여금고를 연다. 은행직원들은 문 밖에 있기 때문에 고객이 어떤 물건을 금고에 넣는지 알 수 없다.

우리은행은 2명 이상의 고객이 한꺼번에 금고 방으로 들어가는 ‘불편한 상황’에 대비해 전자동 대여금고를 보유하고 있다. 고객이 금고 속에 별도로 마련된 방에 들어가서 비밀번호를 누르면 자동으로 고객의 대여금고만 이 방으로 이동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여금고에는 채권이나 집문서, 유언장 등 다양한 물건을 보관한다”며 “수표나 외화 고액권이라면 모를까 1만원권 현금은 잘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100만원짜리 돈다발을 기준으로 가장 큰 대여금고(가로 30㎝, 세로 60㎝, 높이 25㎝)에는 343개(3억 4300만원), 가장 작은 크기(가로 10㎝, 세로 60㎝, 높이 7㎝) 금고에는 31개(3100만원)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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