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대중에게 폭발적으로 인식되었고 2023년에는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세계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24년은 연구자들과 기업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일상 생활에 가장 실질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AI의 미래를 그리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AI가 IT 업계의 큰 화두로 떠오르며 많은 변화가 있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기업의 AI 도입 비율은 지난 수 년 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IBM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0개국의 2342명의 IT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IBM 글로벌 AI 도입 지수 2023”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AI를 비즈니스에 활용 및 검토 중인 기업의 비율은 2019∼2022년 평균 81%, 2023년 82% 등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23년 기준 약 42%의 기업들은 이미 비즈니스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0%는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많은 기업이 AI 도입 단계에 접어들면서 AI가 기업 운영의 여러 측면에 기여하고 있으며, IT 프로세스 자동화와 마케팅이 가장 인기 있는 적용 분야다. 그러나 제한된 스킬, AI 개발 도구의 부족, 높은 비용 등의 문제가 여전히 도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성형 AI의 맥락에서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와 응용 스킬 부족 등 추가적인 장애물이 등장한다. 한국의 경우 ‘AI 스킬 및 전문성 부족’, ‘AI 모델 개발을 위한 도구/플랫폼 부족’, ‘AI 프로젝트가 너무 복잡하거나 통합 및 확장하기 어려움’ 항목이 상위 3가지 저해요소로 지목되며 인력 관련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AI 도입의 장애물을 넘어서기 위한 첫 단추는 기업이 해결하길 원하는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이후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올바른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확보하고, 적합한 인재와 도구를 통해 기술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AI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접근 방식일 수 있다.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도구라고 가정하고 거창한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사례별로 분석하고 테스트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유독 고민이었던 인력 및 인재 부족은 안타깝게도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AI 인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모델 개발 및 운영 환경의 부족, 프로젝트의 복잡성 또한 많은 기업들이 공감하는 어려움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IBM은 메타를 비롯한 산업계, 스타트업, 학계, 연구기관, 정부를 아우르는 약 70여개의 조직들과 함께 AI 분야의 개방형 혁신과 오픈 사이언스를 지원하기 위한 ‘AI 얼라이언스’를 조직하기도 했다. 협력을 통해 AI 도입의 장애물을 낮추고, AI 기술의 활용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AI에 대한 투자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위의 조사에서 AI를 배포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 응답자 중 59%는 지난 24개월 동안 회사가 AI에 대한 투자나 도입을 가속화했다고 답했다. 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일어난다는 것은 기업들이 AI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다만 기억해야 할 점은 생성형 AI는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도구지만, 인간의 능동적인 참여 없이는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나침반이 항해자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처럼, 인간은 생성형 AI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의사결정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전략적 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내린다. AI가 결정적인 전환기를 맞이하는 지금,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며 책임감 있게 발전적인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