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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제조업황 살아날까…전문가들 ‘반신반의’

김형욱 기자I 2023.11.26 11:00:00

산업연구원 전문가 설문조사 지수
12월 업황전망 긍·부정 응답 ‘반반’
업황 현황 지표는 개선 흐름 지속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 10월부터 반등 흐름으로 접어들었으나 연말에도 전반적인 제조업 업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이달 156명의 산업전문가에게 업황 현황과 전망을 묻는 월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월 업황 전망에 대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가 100을 기록한 것으로 26일 집계됐다. 12월 제조업황 전망 대해 긍정 응답과 부정 응답이 정확히 반반으로 갈린 것이다.

PSI는 전문가 설문조사 때 각 항목을 긍정·부정으로 구분해 0~200 사이에서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부정 응답이 많으면 낮아지고 긍정 응답이 많으면 높아진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PSI 업황 현황 추이만 보면 제조업황은 올 들어 미약하지만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1월 82로 출발한 제조업 당월 현황 PSI는 꾸준히 상승하며 11월엔 올 들어 가장 높은 106을 기록했다. 11월에도 국내판매(103)와 수출(109) 등 영업 관련 지표가 꾸준히 상승하며 100을 웃돌았고, 재고 관리(112)나 채산성(104) 지표도 양호했다. 업종별로도 최근까지 크게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 현황 지표가 163으로 크게 오른 가운데 속 전자(111), 화학(105) 등의 업황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한 달 후 단기 전망을 보여주는 업황 전망 지표는 100으로 현 개선세의 지속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제조업 업황 전망 PSI는 정부가 올 초 제시한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개선) 전망을 반영하듯 올 5월 100을 웃돌기 시작해 7~9월 집계한 8~10월 전망치가 110 전후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10월 집계 11월 전망치가 97로 뚝 떨어진 바 있다. 이달 집계한 12월 전망치 역시 100으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긍정 우세’는 아니다.

12월 수출 전망치(104)는 100을 웃돌았으나 전월 수치(106)보다 2포인트 내렸고, 국내판매(99)는 2개월째 100을 밑돌았다. 투자(91)나 채산성(98) 등 다른 지표도 긍정 응답보다 부정 응답이 더 많았다. 업종별로도 반도체(163)는 반등 기대를 반영해 압도적인 긍정 우세였으나 전자(94), 자동차(97), 기계(74), 철강(77) 등 많은 업종이 부정 전망 우세였다.

전문가들은 수출을 중심으로 제조업황이 살아나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 불확실성과 미국·유럽 등 주요국 경기 둔화 조짐 탓에 우리 주력 제품의 수출이 기대보다는 충분히 살아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산업 부문 국책 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0%의 완만한 수준으로 전망한 것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이달 초 하향 조정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2.2%)보다도 보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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