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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정치의 아이콘인 안 전 대표의 복귀에 정치권은 들썩였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실제로 그가 돌아오던 날 인천공항은 지지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안 전 대표는 입국하자마자 지지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았을 때도, 광주로 건너가 5·18 묘역을 방문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그의 행보를 지켜봤다.
◇“돌아온 탕자일 뿐”… 싸늘한 호남
“금의환향이 아닌 돌아온 탕자(蕩子·방탕한 남자)일 뿐.” 호남이 기반인 대안신당이 정계에 복귀한 안 전 대표를 향해 남긴 말이다. 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1년 넘게 해외에서 생활하던 실패한 정치인 안철수의 귀국에 관심을 쏟는 상황이 뜨악하다”며 “주로 매스컴과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가 관심을 보이는데 사실 국민은 별 관심도 없다”고 그의 복귀를 평가 절하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한술 더 떠 “(안 전 대표는)이제 새 정치인이 아니고 구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호남이 두 번 속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안 전 의원을 향한 민심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말했다.
대안신당과 더불어 호남이 지역 기반인 민주평화당의 시선도 곱지 않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안 전 대표는 지금 모호하고 명료한 게 없다”며 “반문연대하자고만 하는데 그것은 길이 아니다. 누구를 반대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의 목적이 되나”라고 의문 부호를 띄웠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안 전 대표의 복귀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2일 “(호남에)영향력이 없을 것”이라 내다보며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내 호남 의원들이 그쪽(국민의당)에 대거 가세해서 막판에 바람이 불었는데 지금은 당 자체가 갈라져 있고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손학규 “대환영”… 황교안도 ‘러브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복귀에 환영 메시지를 보냈다. 손 대표는 21일 “안철수 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의 승리를 위해 앞장서고,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 전 의원이 공항에서 ‘보수통합에 관심 없다. 중도 실용의 길을 가겠다’라고 말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바른미래당이 지켜온 뜻”이라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보수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그는 안 전 대표가 귀국하던 날 “우리 자유우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제 뜻은 변함이 없다”며 재차 구애했다. 그는 14일 “(안 전 대표가)한국당 대통합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며 통합에 함께 해주길 바라기도 했다.
과거 안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안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10월 초와 11월 말, 제가 (안 전 대표에게)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문자로 드렸는데 답을 못 받은 상황”이라며 “그때부터 뜻을 같이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답이 없다, 다만 2년 전 국민에 약속했던 개혁 보수·합리적 중도가 함께 잘해보자는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