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시설을 전면적으로 고쳤다. 새끼돼지를 공급하는 자돈농장으로 시설을 바꾼 것. 융자금 등을 합해 약 30억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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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은 자신의 양돈농장에서 약 9km 넘게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곳이기 때문에 마음은 졸였지만, 살처분까지는 가지 않으리라 여겼다. 더욱이 ASF의 매개체가 멧돼지란 심증이 굳어져가던 때였다. 살처분보다 멧돼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런 그의 바람에도 살처분은 진행됐다. 혹여 주변 농장이 ASF의 또다른 감염원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원래는 ASF 발생 농장 주변 500m 내의 농장이 살처분 대상이었다. 그러나 ASF 사태가 국가적으로 위중한 문제였기 때문에 연천군내 모든 양돈농가로 살처분 대상이 확대됐다.
권 사장의 돼지는 10월 29일과 10월 30일 양일에 거쳐 살처분됐다. 확진판정이 아니기 때문에 매몰이 아닌, 렌더링 방식으로 진행됐다. 렌더링 방식은 전문 업체가 살처분한 가축 사체를 옮겨다 처리하는 방식이다. 사체를 분쇄한뒤 고온·고압으로 처리한다. 분리된 지방은 화장품 등의 원료로 쓰이고 나머지는 퇴비 등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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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타까워한 부분은 역시나 살처분이었다. 그는 잠복기 이후의 살처분에 대해서 ‘무분별하다’며 항변했다. 그는 “충분한 방어를 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막무가내식으로 돼지를 죽여야하겠는가”라면서 항변했다.
실제 여러 양돈농가에 따르면 ASF는 공기 등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 돼지의 피와 타액 등 체액으로 전염된다. 다만 ASF 바이러스의 생명력이 강해,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 구제역 등 다른 돼지감염병과 다른 점이다.
권 사장에게 더 큰 문제는 재입식 문제다. 돼지 재입식이 언제 허용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만 까먹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료회사로부터 자금을 대여해서 지은 농장인지라 돼지 출하와 상관없이 시설유지비, 이자 등의 고정비가 따박따박 나간다.
그는 “돼지값을 치르는 것은 보상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생계안정자금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수령액은 6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년 정도. 그 시간 안에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의 농장은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갓 서른이 될 나이에 평생을 지고갈 부채를 떠 안게 된다.
그는 “희생이라고 강요를 해놓고 이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다”면서 “그런 상황을 납득하라는 것은 맞지 않은 현실”이라고 강변했다. ASF 발생 매개체가 멧돼지일 가능성이 높은만큼, 농장보다는 정부가 가진 책임이 더 크다는 게 연천지역 농장주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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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직접 정부와 지자체의 살처분 정책 대상이 된 농장주들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