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판문점 선언, 비핵화 개념·목표 제시한 최선의 결과"

조진영 기자I 2018.04.30 06:30:00

29일 이데일리 전화인터뷰
"文대통령 조정자 역할, 한반도 평화 핵심"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평양 예상"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비핵화의 개념과 목표를 제시한 최선의 결과물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2018 남북정상회담’ 최종 합의문인 ‘판문점선언’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합의문 중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내용의 3조 4항에 주목했다. 정 의원은 “‘완전한 비핵화’는 최종 목표를 나타낸 것고 ‘핵 없는 한반도’는 개념을 정리한 것”이라며 “아주 잘된 일”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29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의 신뢰 회복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라고 꼽으며 “우리(남한)가 그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아주 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협상 시작도 전에 미국이 가장 신경쓰는 두 가지 문제를 선물로 내놨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단하기로 하고 핵 실험장 폐쇄 과정을 전 세계인들에게 내보이겠다고 선언한 것이 미국에 믿음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두 가지 선물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상호 존중’과 ‘종전은 축복’이라고 발언한 점을 짚었다. 정 의원은 “지금 북한이 원하는건 북미 수교”라며 “북한의 입장에서 ‘상호존중’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한다는 뜻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70년동안 미국에게 주권국가로 인정받지 못해 목말라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발언 역시 미국이 북한을 더이상 ‘적국’으로 대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아주 훌륭한 결과를 끌어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도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연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도보다리 벤치회담’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을 전달하고 김 위원장의 생각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의집 정상회담은 기록이 있지만 벤치회담은 기록도 배석도 없었다”며 “다가오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진정성과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생각을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기로 했다는 합의문 1조 6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결과물인 10·4 선언에서는 철도보수와 개량에 합의했는데 이제는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고속철도를 만들게 된다는 의미”라며 “남북이 손을 잡고 1억명 시장이 형성되면 세계경제지도가 바뀌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한반도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지정학적 피해국으로 눈물을 흘렸다”며 “앞으로는 지정학적 수혜국으로 축복받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열릴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평양을 꼽았다. 싱가포르, 몽골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이라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닉슨 대통령이 미중 수교 전 베이징을 간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핵 포기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좋은 장소가 어디겠냐.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해 막판에 가장 극적인 평양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해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혼자서 대부분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지만 남한은 정치권과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이 없어도 되지만 국내법적인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해 민주평화당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내며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대북특사로 파견돼 회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후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싱크탱크를 운영하며 남북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원로자문단을 맡아 기여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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