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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아마존 등 美IT주…연이은 악재에 줄줄이 급락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FANG+’지수는 2.2% 하락했다. 전날에도 이 지수는 5.6% 급락했다. 지난 2014년 9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뉴욕증권거래소 FANG+지수는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구글 모기업)뿐 아니라 알리바바와 바이두, 엔비디아, 테슬라, 트위터 등 가장 인기 있는 기술주 10개 기업의 주가를 바탕으로 산정한 지수다. FANG+지수가 급락했다는 건 미국의 대표 IT주가 줄줄이 추락했다는 뜻이다.
특히 FAANG 기업의 주가 하락이 컸다. 이들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이틀만에 1616억달러(약 172조원)나 증발했다. 개인 정보 유출 파문으로 위기를 맞은 페이스북부터 ‘모델X’ 폭발 사고로 위기를 맞은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고 이후 시험주행이 중단된 엔비디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세 변경을 시사한 아마존 등 IT 업계 전반에 악재가 쏟아진 탓이다.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지금까지 대장주 애플(-5.03%)을 비롯해 페이스북(-11.31%), 아마존(-7.35%), 넷플릭스(-8.84%), 구글(-8.63%) 등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일시 조정·불패 지속’ 낙관론 vs ‘거품 빠지는 중’ 비관론 대립
FAANG은 뉴욕증시의 대표 얼굴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8%고, 올해 지수 상승분의 45% 가량을 주도했다. 미국의 대표 IT주가 급락했다는 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IT 종목들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올해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한 아마존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83.2배에 달한다. 넷플릭스도 50배를 웃돈다. 페이스북 역시 최근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2배 수준이다. PER이 높을 수록 현재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주가의 수준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2009년 3월 이후 미국의 기술주는 460% 이상 치솟았다.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높은 주가가 부담스럽던 상황에서 페이스북 스캔들을 계기로 IT 기업들의 플랫폼 사업이 ‘철옹성’이라는 인식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트럼프가 악재?…주식 처분 위한 ‘핑곗거리’
FAANG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도 있다. 페이스북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데이터분석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거쳐 지난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측에 제공됐다. 이 사실만으로 페이스북 고객들 중 상당수가 유사 플랫폼인 스냅챗 등으로 갈아타거나 서비스를 아예 중단시키고 있다. 페이스북을 아예 지워버리겠다는 ‘딜리트페이스북(deletefacebook)’ 운동도 급속도로 확산중이다.
아마존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세하겠다는 발언에 크게 출렁거렸다. 장중엔 주가가 7% 이상 폭락해 시총이 530억달러(약 56조8000억원) 증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기술주 약세가 과거처럼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FAANG 등 기술주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는 이를 ‘합리적 과열’이라고 불렀다.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이익 성장을 고려하면 기술주들이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커머스, 온라인 동영상, 모바일 광고, 스마트폰 앱 등 미국의 IT기업들이 이끄는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는 쉽게 꺼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하지만 기술주 약세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크 오러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전략가는 “그동안 IT 기술주 덕분에 증시가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페이스북 논란으로 기술주 전반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이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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