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 의회가 기업 법인세 감면 등을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기업들의 주가 부양 모멘텀이 확대됨에 따라 다른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국 미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수출 증가는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21일 “미국 세제 개편안은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 인하와 법인세 인하, 송환세 인하 등이 핵심”이라며 “공화당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감세효과는 법인세 1조달러 등 총 1조5000억달러로 예상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상승과 해외 이익금의 일부가 유입되면서 과거 2004년처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기대돼 미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와의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세제 개편안 통과 후 유럽 증시는 미국 기업이익 개선과 배당 확대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간 수익률 격차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세금 감면으로 자금이 유입된 가계와 기업의 새로운 물품 구매 기대가 높아 향후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한국 등 신흥국의 대미 수출 증가 요인”이라며 “세제개편안 결과가 일시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을 부추기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한국 증시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코스피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로는 크게 상향 되고 있으나 전기대비로는 5.2% 감소한 50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올해 한국 증시는 실적 장세로 전년대비 증감률보다 전분기대비 증감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날 발표 예정인 20일까지 수출 증가율이 두자리수 이상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수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둔화 우려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