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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많은 후보가 나름의 일자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일자리 문제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두 가지 중요한 환경변화 때문이다.
첫째는 저성장 시대의 도래다. 많은 전문가는 현재의 잠재성장률을 2%대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올해까지 7년간 성장률은 연평균 3%에 못 미친다. 둘째는 경제의 서비스화이다. 제조업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때 30%에 달했지만 지금은 17%에 불과하다. 반면 서비스업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두 가지 변화로 인해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일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일자리의 질 역시 나빠지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나간 선진국들 역시 일자리 문제로 많이 고민해 왔다. 이들의 경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역동적 경제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생산성 낮은 부문은 줄어들고 생산성 높은 부문이 늘어나야 한다. 예컨대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저부가가치 부문인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개인서비스업은 줄어든 반면 고부가가치 부문인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늘어났다. 이런 구조조정이 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단기적 손실이 두려워 구조조정을 미루는 사례를 너무 자주 보고 있다.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연명시키다 보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져 청년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곧 중소기업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노동시장 개혁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노동시장 개혁이 기업에게 유리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라 말한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우리의 논의 수준이 1980년대에 머물러 있고,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신축성 제고가 필수적이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용보호를 축소할 때 전반적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줄어든다. 특히, 노동시장 진입과 정착에 애를 먹고 있는 청년, 여성 등 취약집단에게는 노동시장 개혁 외의 어떤 것도 부차적인 대책일 뿐이다. 선진국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이미 적극적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신축성 제고가 필요한 곳은 노동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좀비기업의 퇴출을 막는 금융시스템, 수업시간 중 학급의 절반이 엎드려 자는 경우도 있다는 우리 공교육,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국가 R&D 체계 등 손봐야 할 곳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문제인식조차 희미하고, 개혁하려 해도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난관에 부딪히기 일쑤다. 어찌 보면 노동시장보다 더 경직적인 이들 부문의 개혁이 시급하다.
셋째, 고용안전망의 대폭적 확충이 필요하다. 빠른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근로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취업알선, 직업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은 예산규모나 서비스 품질에 있어 아직 초보단계를 못 벗어났다. 또 실직자를 위한 구직급여의 5년간 소득대체율은 10%로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우리 고용안전망이 고용보험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2,600만 취업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데, 여기서 배제된 자영업자, 영세사업장 근로자, 여타 취약근로자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여러 과제 가운데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산업구조조정은 단기적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저항이 크다. 노동시장 개혁이나 여타 부문의 구조개혁 역시 지난 몇 년간 보았듯 기득권층의 반발이 거세다.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해서는 조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한데,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서 증세에 소극적이다. 따라서 문제해결은 국민들에게 그 어려움을 솔직히 설명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사회 각 부문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도록 설득해야 한다. 일자리 정책에 편법은 통하지 않는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