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봉의 중국 비즈니스 도전기] 10회 : 중국 공산당 인맥 있디고 중국 사업 성공하나

이민주 기자I 2017.03.13 06:00:00
경북 성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와 관련 중국의 보복이 심상치 않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 관련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전전긍긍이다. 중국에 있는 한국인들과 자녀를 중국에 유학 보낸 부모들도 사업과 안전문제 때문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여기서 중국인들에게 한국인은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알아보자. 대전제는 중공군의 한국전쟁 참전 후 중국과 북한은 피로 맺어진 혈맹 관계라는 사실이다. 한국전쟁에서 중공군 인명 피해는 전사 18만 4000여 명, 부상 71만 5000여 명, 실종 2만 2000여명 등 무려 92만 명을 넘었으니 혈맹이라 할 만하다. 최근 김정은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심사가 불편해 지긴했지만 그래도 피는 피다. 역사적인 한중관계에 북한까지 한자리 차지한 다음이 한국이다.

장가계


산동성에 하는 사업마다 실패해 죽어 버려야겠다고 마음먹은 50대 중국인이 있었다. 넉살 좋고 허우대 멀정한 사람이 명줄을 끊기가 어디 쉬운가? 깊은 산속에 용한 도사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는 한걸음에 달려갔다. 백발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흰 수염, 키는 짝달막한 도사가 3일간이나 기다리게 한 후에야 자신이 하는 말을 받아 적으라고 한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인생 성공 10계명.”

이 도사의 10계명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산동성 모 지방 신문에 보도됐고 그 신문이 내 손에 들어 온 것. 한식당 인수, 주상복합건물 건설 문제로 후배 회장에게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져 실의에 빠져있던 1995년 겨울이었다.

제1계명 : 조선족이 많이 사는 도시로 가라! 도사는 조선족이라고 했지만 나는 조선동포라고 표현하겠다. 조선동포는 북한 위쪽 중국의 동북3성, 즉 길림성, 요녕성, 그리고 흑룡강성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가 대표적인 거주지.

제2계명 : 일본인 통역을 했던 똑똑한 조선족을 물색하라! 우리보다 20년 전인 1972년 중국과 수교한 후 수많은 일본인이 중국에서 사업을 벌였다. 성공 보다는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제3계명 : 조선족을 통해 일본인이 ‘일중합작사업’을 하겠다며 중국인에게 제안했던 자료를 확보하라! 확보한 제안서 내용 중 일본을 한국이라고 고치기만 하면 오케이!

제4계명 : 좋은 제안서를 가지고 온 조선족을 공산당 조직 등을 활용해 완전히 장악하라! 소수민족인데다 고향 떠나 호구(戶口, 우리의 주민등록증)없이 불법으로 거주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조선동포들이니 약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제5계명 : 수익을 나눌 수 있는 식당과 술집을 확보한 후 조선족이 중국에서 사업하려고 온 한국인을 소개할 때까지 기다려라. 만만디(慢慢的) 처세술에 닳고 단 중국인들이다. 여기까지 준비하면 90% 성공을 장담할 수 있다며 도사는 헛기침을 한 후 수염을 쓸어 내렸다.

제6계명 : 한국인에게 공산당 고위층을 만나게 해 주어라! 한국인은 공산당 고위층을 만나면 만사가 술술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고위층과 건배하는 사진을 찍어 한국에 돌아가서 자랑한다.

제7계명 : 한국인은 술을 좋아한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도 중국인과의 술자리를 좋아하고 술값에 팁까지 언져 준다. 다음날 술집 주인으로부터 ‘소개비’를 챙겨라.

제8계명 : 한국인은 여자를 좋아한다! 여자가 있는 술집까지 가면 일단 99% 성공. 이때 ‘소개비’를 왕창 챙겨 다음 한국 손님 올 때까지 기다린다.

제9계명 : 한국인이 귀국할 때 의향서(意向書)를 가지고 가게 하라! 의향서 내용은 나중에 수정해도 좋으니 한국인이 원하는 내용의 의향서를 작성해 주면 된다.

제10계명 : 의향서를 가지고 간 한국인이 다시 연락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그 사업으로 다시 와 투자한다면 대성공. 부총경리(한국의 부사장) 자리를 단번에 꿰찰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국에 가기만 하면 그것으로 그만이고 뒤늦게 연락이 와도 다른 사업거리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50대 산동인이 성공해 도사님께 복채를 듬~뿍 건넸을까? 눈을 감았다.

내손을 거쳐 간 수많은 의향서와 무수한 얼굴들이 겹쳐졌다. 이 ‘10계명’을 중국 사업 시작하기 전에 봤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역시 도사는 도사다!

<다음회 계속> 중국 전문가. 전직 언론인

태항산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