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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원인가 3차원인가…사진, 경계를 더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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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15.11.24 06:15:00

베른트 할프레르 '인터섹션스' 전
둥근공에 붙인 파노라마사진 등
실험정신 돋보이는 20여점 내놔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서 12월11일까지

베른트 할프헤르 ‘트랜스포머’(사진=사비나미술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물리적인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미적인 형태에 관심이 많았다.”

베른트 할프헤르(51·중앙대 교수)는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한 후 볼링공처럼 동그랗게 생긴 구에 붙여 시각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공간지각 방식을 제시한 작품으로 친숙한 작가다. 독일 울름 출생으로 뒤셀도르프예술대에서 조형학을 수학한 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오는 12월 11일까지 여는 할프헤르의 개인전 ‘인터섹션스’(Intersections)는 파노라마 사진으로 뒤덮인 구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작품을 한곳에 모은 자리다. ‘한라산숲’ 같은 기존의 구 작업 외에도 ‘CNN뉴스’처럼 영상작품을 비롯해 ‘여름이야기’와 ‘무제’ 등의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자화상’ 등 20여점을 출품했다. 덕분에 조각이나 회화 등 전통적인 작품 대신 설치와 미디어 등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중 ‘여름이야기’는 선반처럼 벽에 매달려 있는 철 프레임이 위아래로 맞물려 있어 관객이 장치를 열어야만 그 안에 담긴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설치한 작품. 창문을 열 듯 손잡이를 당기면 프레임 안에 갇혀 있던 하늘과 땅이 모습을 나타낸다. 열린 문은 이내 천천히 닫히고 결국 하늘과 땅은 소리 없이 다시 하나가 된다.

베란트 할프헤르 ‘여름이야기’. 선반처럼 벽에 매달려 있는 철프레임이 위아래로 맞물려 있어 관객이 열어야만 그 안에 담긴 이미지를 볼 수 있다(사진=사비나미술관).


‘트랜스포머’는 한국의 전통가옥과 아파트단지를 피사체로 담아 2차원의 평면을 3차원의 입방체로 재조합한 작품. 관람객이 직접 정육면체 큐브처럼 작품을 임의로 변형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숭례문과 제주도의 자연, 도시의 아파트단지가 모습을 나타낸다.

‘자화상’은 어두운 골방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순간 순간 화면에 나타나는 작가의 자화상을 보여주며 관람객이 불쾌감을 체험하도록 한 작품. 무언가 애써서 보려는 시각적인 노력과 이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오는 불쾌감을 통해 이미지의 허상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할프헤르는 “2차원과 3차원 사이의 교차점,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선을 가로지르는 방식과 관계에 관심이 많다”며 “그러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얻어지는 느낌을 탐색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고 말했다.

베른트 할프헤르 ‘한라산숲’(사진=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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