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결혼할 때는 백년해로를 약속하지만 예외없이 권태기는 찾아온다고 한다. 정치에서도 뜨겁던 호응이 식는 권태기가 온다. 4년 임기인 미국 대통령의 재임 중간, 그러니까 첫 취임 후 6년 뒤 열리는 중간선거에서는 집권당이 매우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를 더러 미국에서는 ‘6년 권태기’라 한다.
2008년 흑인 첫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기간 동안 많은 미국인들이 ‘Yes, We can’이라고 외쳤지만 변한 것은 없다. 여전히 체감경기는 바닥이고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 외교문제 까지 해결된 것은 없다. 4일(현지시간)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6년 권태기에 금융시장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다. 공화당이 세계 금융정책을 좌우하는 연방준비제도(Fed) 현재 정책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시장 자율성을 강조하는 공화당은 이미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청문회에서도 ‘연준 투명성 제고’와 관련한 딴지를 걸기도 했다.
일부 격전지에서 재검표 요구가 나오는 등 선거 결과 집계가 미뤄지면 금융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
뉴욕증시는 일단 선거를 앞두고 숨죽인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다우존스종합지수가 0.14% 하락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은 0.01%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0.18% 상승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ISM제조업지수와 자동차 판매건수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일단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의 엔저가 부각되는 이 때 미국 금융 정책이 다시 불확실성의 지대로 진입하는 점이 부담스럽다. 지난달 31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펴며 달러-엔 환율이 113.8엔까지 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의 엇갈린 통화정책으로 연말 달러-엔 환율이 115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120엔선까지 오버슈팅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다시 환율이다. 전날 현대차(005380)와 현대위아(011210) 등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주, LG화학(051910) 등 화학업종과 철강업종 등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종목들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엔저에 미국의 불확실성까지 가중되고 있다.
바닥을 단정하고 투자에 나서기보다 환율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며 시장에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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