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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여건 먹구름..수출 전망 낮춰도 하방위험 '여전'

황수연 기자I 2012.07.01 11:52:18

전문가들 "하향 전망치 달성도 쉽지 않을 것"
상반기 무역흑자 107.4억弗…연간 235억弗 흑자 전망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경기 둔화 영향으로 올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1%에도 못 미쳤고, 무역수지 흑자 규모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50억 달러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연간 수출입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유럽위기 직격탄..상반기 수출 증가율 0.7%에 그쳐

1일 지식경제부는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한 2753억 8000만 달러, 수입은 2.5% 늘어난 2646억 4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107억 4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경부는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입 증가율이 크게 저하되고, 흑자규모도 전년(154억 달러)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중동(18.3%), 미국(10.7%), ASEAN(9.6%)에 대한 수출은 비교적 호조를 보인 데 반해, EU(-16%), 중국(-1.2%)으로의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은 10% 내외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선박, 무선통신기기는 20%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동차와 부품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 주요 시장의 수요 회복, 부품 수출동반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을 견인했지만 무선통신기기는 해외생산 확대 여파가 컸다.

수입은 최근의 국제유가 내림세 등에 따른 원자재 수입 증가세 둔화와 수요 부진에 따른 소비재 수입 감소 등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연간 수출입 전망을 수출 5745억 달러(3.5%), 수입 5510억 달러(5.0%)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235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지난해 말 예측한 5950억 달러(7.2%)와 5700억 달러(8.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지난 28일 기획재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수치와 같다.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수출증가세가 둔화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 여전..‘수출 하방리스크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려 잡은 전망치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도 불안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여건에 큰 이변이 없다는 전제하에 우리나라 수출이 가장 선방할 경우 달성 가능할 것”이라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출이 2010년과 지난해 20% 중후반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올 1분기 8%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그리스의 불안도 여전해 하반기 수출 여건엔 위험요소가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원도 “유럽재정 불안 상황도 지속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심리적 불안이 수요를 통해 파급되는 효과가 더 확산돼 가고 있다”며 “수출 증가율은 수정 전망치보다 떨어질 리스크(위험)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황수연 기자 ppangsh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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