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버크셔 이사회는 후계자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으며, 그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 외에 두 명의 다른 후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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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버핏의 버크셔는 불확실한 후계구도 등을 이유로 주가가 곤두박질, 1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번 연례서한에 후계자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추측할 수 있는 실마리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버핏은 그러나 후계자의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으면서 "이사회에서 CEO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인간적인 면으로도 칭송받는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자신의 은퇴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우 건강하며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은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유력한 후계자 후보로는 아지트 제인 버크셔 재보험 CEO, 그레고리 아벨 미드 아메리칸 CEO, 매튜 로즈 BNSF CEO, 토니 나이슬리 가이코 CEO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서한에는 4분기 버핏의 실적도 공개됐다.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30억5000만달러였다. 지난해 전체 순익 역시 전년 대비 21% 줄어든 103억달러에 그쳤다. 실적 감소에는 자연재해 발생에 따른 보험부문 손실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철도회사인 벌링턴노던산타페(BNSF), 루브리졸 등의 세전순익이 90억달러를 넘어섰다. 버핏은 특히 지난해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가 4.6% 늘어나며 같은 기간 뉴욕증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 평균 수익률인 2.1%보다 높았다고 강조했다. 버크셔의 장부가치가 S&P 수익률을 넘어선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이와 함께 버핏은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그는 "인구 증가와 경제회복이 주택 수요를 끌어올리고 건설부문 경기도 회복시킬 것"이라고 낙관적인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동안 연례서한에서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서한에는 상대적으로 버크셔의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언급은 많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회사 주식이 충분히 저평가됐다는 생각이 들 때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40년만에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