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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등급강등 `수상한 타이밍`..의도가 궁금하다

안혜신 기자I 2012.01.15 12:13:34

유로존 반발 심화에 S&P 즉각 방어나서
`문제 해결 와중에…` 등급 강등 타이밍 의문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등급 강등이 이뤄진 프랑스 등 유로존 국가들이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S&P는 이번 결정이 적절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등급 강등 시점이나 배경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 S&P 등급 강등에 뿔난 유럽

S&P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씩 강등했다. 등급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또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키프로스 등 4개 국가의 신용등급은 두 단계씩 낮췄다.



해당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프랑수아 바루앙 프랑스 재무장관은 "S&P가 프랑스 신용등급을 미국과 똑같이 낮췄고 이는 나쁜 소식이긴하지만 재앙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신평사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이번 결정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고 AFP가 전했다.

이번 등급 강등으로 투기등급으로 굴러떨어진 키프로스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키키스 카자미아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제멋대로인데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 "S&P가 키프로스의 상황을 전혀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분노를 표했다.

등급 강등 폭풍을 피해간 독일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에 따른 후폭풍에 대해서는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조치는 크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재정협약을 빠르고 단호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S&P "적절한 조치였다" 발끈

유로존 내 반발이 거세지면서 S&P도 발끈했다. 특히 이번 등급 강등이 정치적인 배경 등 객관적이지 않은 이유를 배경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이를 서둘러 진화하는 분위기다.

등급강등 발표 한 시간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S&P는 "유로존 정책이 재정위기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며 오히려 미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면서 "유로존 내 불균형성을 반영한 조치"라고 항변했다.

모리츠 크래머 S&P 애널리스트는 "이번 등급 강등에 포함된 유럽 국가들이 충분한 해결책을 보이지 않았으며 긴축 조치는 엄청난 희생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 시장 시선 싸늘..`강등 타이밍 의문`

하지만 이런 항변에도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시장은 등급강등 타이밍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재정불량국 국채 발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신재정협약 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냐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국채 발행에 나섰던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수요와 발행금리 면에서 모두 무난한 성적을 냈다. 게다가 지난주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의에서는 이번 달 안에 신재정협약을 마무리하겠다는 결과가 나온 상태였다.

이례적으로 교황청의 입장을 대변하는 바티칸 기관지인 `오세르바토레 로마노`는 1면에 S&P 등급강등 소식을 다루면서 `수상한 타이밍`이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기사에는 "시장이 느리게나마 개선되고 있는 시점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역시 관영 신화통신 논평에서 "S&P의 등급강등은 위기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다시 한 번 시장을 짓눌렀다"면서 "이번 결정은 신평사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새롭게 제기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시장 파급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0.39% 하락하는데 그쳤다. 리차드 드라이버 캑스톤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S&P의 등급 강등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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