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의성 김국헌기자] 삼성전자의 성과급 중 하나인 PS(초과이익분배) 산정법은 한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된다는 사실 정도 외에는 일종의 대외비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몇년전 IR에서 산정법이 전격공개돼 화제가 됐었다. 회사 관계자가 성과급 지급내용을 설명하면서 엉겹결에 산정법까지 언급한 것.
내용은 이랬다. 사업총괄별, 사업부별로 그 해 달성한 총이익에서 이익창출에 투입한 자본비용의 14%를 뺀 다음, 80%는 회사에 귀속시키고 나머지 20%를 PS로 배분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005930)의 PS는 해마다 연초가 되면 재계의 화제가 돼왔다.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다보니 성과가 좋은 사업부 임직원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수입을 한번에 챙기기도 했다.
삼성전자 PS 지급시즌이 되면 내수경기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올해도 휴대폰 사업부와 LCD 사업부 직원들은 연봉의 50%에 달하는 PS를, 네크워크 사업부와 TV 사업부, 경영지원 등은 30%대를 받았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PS 상한선을 앞으로 30%까지 낮추기로 했다. 최고등급 사업부의 상한선이 낮춰지면 그 다음 사업부의 지급률도 하향조정된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들의 통상임금도 동결된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올해 임직원 임금에 대한 대대적 조정작업에 들어갔다. 직원임금은 대부분 동결이다. 임원들의 경우 삭감이 많다.
삼성전자처럼 성과급에도 손을 댔거나, 대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30대 그룹은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최대 28%까지 차등삭감하고, 삭감 재원을 일자리 나누기(고용안정, 신규·인턴 채용)에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과 LG가 곧바로 신입사원 임금삭감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전직원의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삼성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임금동결 선언은 여타 계열사로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금동결 움직임은 지난달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KT&G도 지난 26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올해 임금을 자발적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임금 동결로 발생한 재원과 임원 연봉 10% 반납분, 비용절감으로 확보되는 200억원을 일자리 나누기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위기 가정 지원에 쓸 계획이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8곳도 올해 직원들의 임금이나 연봉 등 급여수준을 동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지난 1월 임원들이 연봉의 10%를 자진반납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7일 노경협의회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을 자발적으로 동결하는 데 뜻을 모았다.
현대기아차그룹 임원들도 연초 급여 10%를 자진 삭감하기로 결정했으며, 생산직 근로자들 임금의 경우 노조와 협상을 남겨두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 노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임금인상안을 사측에 위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 `노사화합 공동선언문 조인식`을 갖고, 임금 교섭보다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아래 임금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올해 임금 동결을 결정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달 노사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달 중순 노사 임단협을 열어 올해 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SK그룹 경우 임원은 연봉 10~20%와 성과급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했으나, 기존 직원들의 경우는 노사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그룹 안팎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동결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특히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일수록 경기 침체 여파를 몸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복지후생은 유지된다는 점에 위안을 삼는 분위기지만 이마저도 양보해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년 이후에나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일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아 올해 임금은 제외하고라도 내년 임금을 걱정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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