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샌디스크 설비인수 `삼성電 의도대로?`

이정훈 기자I 2008.10.21 08:21:52

푸르덴셜증권 "공조약화로 도시바 경쟁력 떨어질듯"
"삼성전자가 의도한 수순일수도"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도시바가 일본내 샌디스크 생산설비를 인수한 것은 삼성전자(005930)가 당초 의도했던 수순일까?`

도시바가 샌디스크 설비를 매입하면서 양사간 공조 약화로 오히려 삼성전자에는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같은 추측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주인공은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도시바는 샌디스크와의 MOU를 통해 합작법인이 보유한 생산설비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합작법인에 대해 51.1%, 49.9%씩 출자하고 합작법인이 보유한 설비에서 생산되는 낸드제품을 50%씩 구매해 왔다.

양사간 합의내용은 도시바가 합작법인으로부터 30%의 설비 지분을 매입하고, 나머지 70% 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도시바는 향후 낸드 생산량 65%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도시바는 낸드시장 내에서의 입지 약화를 우려해 왔다"며 "이는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도시바의 독자적인 설비투자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도시바와 샌디스크 간의 공조도 약화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도시바의 경쟁력에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공동투자는 양사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주고 영업손실에 대한 공동 보전을 통해 불황 극복을 용이하게 해주는데, 이번 결정으로 불황기에 독자적인 설비투자에 나서야 할 도시바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이번 결정으로 도시바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은 삼성전자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10억달러 수준의 현금유입 효과를 갖게 된 샌디스크가 삼성전자와의 협상을 서두를 이유는 없는 만큼 오히려 단기간 내에 샌디스크를 인수하지 않는 게 삼성전자에 유리할 수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무모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발표됐던 샌디스크 인수 결정은 어쩌면 산업재편을 염두에 둔 삼성전자의 장기 포석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만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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