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술주들이 이익 전망이 밝아졌고,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닷컴 버블의 악몽을 떠올리며 기술주 매입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술주 주가 고공비행..구글·애플 주도
지난 25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구글(GOOG)과 애플(AAPL) 주가는 모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구글의 종가는 569달러로 2004년 8월 기업공개(IPO) 당시보다 569% 상승했다. 애플 역시 153.18달러로 사상최고치로 마감했다.
캐나다 토론토 시장의 RIM 주가 역시 97.31캐나다달러(96.95달러)로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들이 모여있는 나스닥의 비금융 대형주 지수는 올들어 18% 올랐다. 이는 닷컴 버블이 꺼진 지난 2001년 2월 이후 최고치다.
로드 애벗 대형 성장주 펀드의 브루스 바틀렛 매니저는 "기술주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산의 30%를 기술주에 투자하고 있다.
터너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맥휴 매니저도 "최근 몇 년간 처음으로 기술주들의 이익 전망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기술주 비중을 30%로 유지했지만 최근 이를 40%로 늘렸다.
◇약달러·밸류에이션, 기술주 매력 높인다..일부선 여전히 `우려`
기술주 선호론자들은 달러 약세가 기술주들의 이익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많은 IT 업체들은 이익의 5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최근 달러 가치가 연일 하락하면서 주요 기술주들도 이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
밸류에이션도 비교적 매력적이다. 현재 S&P 500에 속한 기술주들의 평균 주가수익배율(P/E)은 19.4%로 지난 3년간 평균보다 1%포인트 낮다.
`IT 대장주` 시스코는 현재 내년 이익 전망의 20.7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터너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맥휴 매니저는 "시스코의 주가가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프랭클린 플렉스캡 성장주 펀드의 콘래드 허먼 매니저는 "네트워킹 업종의 전망이 밝다"며 주니퍼 네트웍스를 추천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00년 3월10일 5048.62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거듭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나스닥은 아직 전 고점의 47%만을 회복한 상태.
실제 대형 펀드 매니저들의 기술주 편입 비중도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펀드 조사기관 모닝스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형주 펀드들의 자산 대비 기술주 편입 비중은 평균 26.5%였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이 수치는 22.6%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