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브라질서 사업 중단…대법원 판사가 직원 위협"

방성훈 기자I 2024.08.18 10:24:21

"계정·콘텐츠 삭제하라며 비밀리에 체포·벌금 위협"
"항소도 거부돼…직원 안전 위해 사업 중단 결정"
머스크, 英·베네수엘라 이어 브라질 당국과도 갈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엑스(X·옛 트위터)가 브라질에서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브라질 대법원이 계정 및 콘텐츠 삭제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브라질 직원을 체포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엑스는 전날 게시글을 통해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 판사가 특정 계정을 삭제하라는 ‘비밀 명령’(secret order)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국가의 법률 대리인을 체포했다고 위협했다”며 “직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브라질에서의 (사무소) 운영을 즉시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브라질 내 사무소가 폐쇄되더라도 브라질 국민들은 엑스의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스는 지모라이스 판사가 서명한 것으로 보이는 법원 문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문서에는 24시간 이내에 계정을 삭제 조치를 이행하라는 판사의 명령과 함께,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 및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또 법원 또는 판사가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지모라이스 판사는 지난 4월 ‘디지털 민병대’(digital militias)와 관련된 계정들을 차단하라고 엑스에 명령했다. 해당 계정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엑스는 법원이 계정 차단을 강요했다며 반발하는 한편,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엑스는 “자사의 수많은 항소는 대법원에 접수되지 않았고, (법원은) 브라질 국민들에게 이러한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또한 브라질 직원은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차단됐는지 여부에 대해 책임이나 통제 권한이 없음에도 지모라이스 판사는 법이나 적법한 절차를 존중하기보다는 브라질 직원을 위협하기로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도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지모라이스 판사가 (대법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반복적 그리고 노골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정의’라면 결코 정의 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엑스는 최근 다른 국가에서도 규제 당국과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머스크는 영국의 반(反)이민 폭동을 옹호해 총리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도 비난을 주고 받았으며,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10일 동안 플랫폼을 강제 차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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