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라 자금 푸는 LP들, 고금리 부동산 대출 타깃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란우산공제회는 지난 20일 6000억원 규모 국내 부동산 대출 블라인드 펀드 선정 공고를 냈다. 총 2개 펀드를 모집해 1순위에 3500억원, 2순위에 2500억원을 출자한다. 내달 8일까지 모집을 받은 뒤 오는 4월 중 최종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국내 주요 도시 오피스 등 부동산 순수 대출 건이다. 주주 대여 또는 우선주 투자, 토지담보대출 및 브릿지대출은 금지된다. 양호한 투자건을 골라내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 40% 이하, 담보대출은 선순위 및 중순위 담보대출비율(LTV) 70% 이하만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제한을 걸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도 국내 선순위 부동산 대출펀드에 2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운용사 4곳을 골라 각 500억원을 맡길 예정이다. 실물 담보 대출 및 PF 대출 등 선순위 중심 순수 대출형이 주 투자처다. LTV 65% 이하의 선순위로만 구성된 대출 투자 비중 70% 이상인 건에 투자하는 조건을 걸었다.
이들 기관 외에 다른 연기금·공제회에서도 상반기 중 부동산 대출 전용 펀드 출자 사업을 낼 곳들이 대기 중이다.
한 LP 관계자는 “규모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상반기 중 선순위 위주의 부동산 대출 출자 계획이 있다”며 “금리 매력도가 높은 시기라 수도권 오피스 선순위 위주로 잡는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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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침체일로를 걷는 속에서도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처럼 여전히 투자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다. 재택근무 활성화 속에 고금리 여파를 직통으로 마주한 해외 시장 대비 국내 시장은 낮은 공실률이 유지된 데다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등 해외 중앙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고금리가 유지될 때 적정한 대체투자 기회를 잡아두려는 움직임이 있는 셈이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3대 권역의 오피스 명목임대료(계약서상 임대료)는 ㎡당 평균 3만4472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1.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상승률은 8.8%로 CBRE 코리아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공실률은 1.5%에 그쳤다. 권역별로는 강남권역이 0.7%로 가장 낮았고, 도심권역 1.1%, 여의도권역이 3.6%를 나타냈다. CBRE 코리아는 올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중 오피스 시장 거래 규모를 약 10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