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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월 전년동월비 6.3%로 고점을 찍은 후 11월 5.0%로 둔화됐다. 그러나 근원물가는 11월 4.8%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를 기록하고 있어 물가가 정점을 지났지만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대연이 물가상승률의 지속성을 측정하기 위해 이동회귀 분석을 실시한 결과 물가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올 1분기 0.81포인트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엔 0.71포인트로 소폭하락하면서 물가상승률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속성 지수의 평균치가 0.38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 상승률의 지속성 지수도 1분기 0.57포인트에서 3분기 0.51포인트로 소폭 둔화됐다. 미국 긴축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로 달러 강세 현상이 약화되고 경기둔화 우려에 고유가 현상도 완화되면서 수입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근원물가 지속성 지수는 3분기에 0.77포인트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평균선인 0.56포인트를 넘고 있다. 유가, 공급망 등에 영향을 받는 재화물가 지속성 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서비스 물가의 경우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그나마 기대인플레이션 지속성 지수는 2019년 이후 높은 수준이긴 하나 2분기 0.95포인트, 3분기 0.93포인트로 정점은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물가상승률 지속성은 올 상반기 이후 하락하고 있어 물가의 추세적 하락이 예상되나 근원물가 지속성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고물가 기조는 나타날 가능성이 큰 동시에 국내 수출 경기의 급속한 하강, 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 등 경기 둔화 속도 역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이 빠르게 둔화되는 상황에서 높은 물가수준을 지속하는 ‘슬로우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안정을 위해 수급불안 품목의 신속한 공급 확대, 식료품 가격 안정, 기대인프레이션 완화 노력을 함과 동시에 ‘경기침체 방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현대연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향후 물가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경제 정책 목표는 점진적으로 ‘경기침체 방어’에 초점을 맞춰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내수, 수출 등 복합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에 경제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재정지출을 내년 상반기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