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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4% 이상 폭등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예상을 깨고 다음달 증산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4.16% 급등한 63.8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19년 4월30일(배럴당 63.91달러) 이후 1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장중에는 64.86달러까지 치솟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17% 오른 66.7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일제히 폭등한 건 OPEC+가 현재 감산 수준을 유지하기로 하면서다. 당초 예상을 깬 조치다. OPEC+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석유장관 회의를 통해 “이번달 생산 수준을 다음달에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만 다음달 적정 수준의 증산을 허용하고 나머지 회원국들은 현재 수준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또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하루 100만배럴 규모의 감산을 다음달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감산 중단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OPEC+는 다음달 1일 다시 회의를 열고 이후 증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증산 전망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원유시장에서는 OPEC+가 다음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50만배럴 늘리고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2일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하는 등 원유시장에 긴장감이 돌았던 이유다.
일각에서는 OPEC+의 전격 증산 철회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조짐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OPEC+의 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에 고민을 안길 수 있다”고 했다.
금값은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0.88% 내린 1700.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