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코칭’이 대세인 시대다. 그래서인지 나처럼 전문 코치가 되려는 직장인들도 많다. 특히 내가 만나는 기업의 리더들과 교육 담당자들이 그렇다. 긍정적인 현상으로 본다. 전업 코치가 되지 않더라도 코칭을 배우면 삶의 비전과 정체성을 찾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으며, 삶을 충만하게 하고 행복에 일조하니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된다. 특히 소일거리가 아닌 생계의 수단으로 전업 코치가 되려는 이들에겐 현실적으로 조언할 게 많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뛰어들면 ‘타인의 변화와 성장을 돕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실제로는 허기진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받아온 질문들을 토대로 전문 코치를 꿈꾸는 직장인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지난 칼럼에 이어 Q&A 형태로 정리해봤다.
Q. 전문코치의 활동 영역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코칭은 코칭 이슈와 영역에 따라, 그리고 코칭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한국코치협회 자료 참고)
1. 코칭 영역에 따른 분류
o 비즈니스 코칭(Business Coaching): 회사 운영, 리더십, 퍼포먼스 향상, 수익률 개선 등 비즈니스 이슈 해결에 주요 초점을 맞추는 코칭
o 라이프 코칭(Life Coaching): 삶에 있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슈들, 예를 들면 삶의 균형, 만족감 향상, 인간관계 개선, 인생의 의미와 목적의 발견 등에 초점을 맞추는 코칭
o 커리어 코칭(Career Coaching): 성격, 경력, 재능 그리고 처해 있는 환경 등을 고려하여 자신의 직업관에 맞는 진로를 설정하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 코칭
2. 코칭 비용 지불 주체에 따른 분류
o 기업코칭(Corporate Coaching): 코칭 비용을 회사가 지불하는 경우
o 개인코칭(Personal Coaching): 코칭을 받는 개인이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
나의 경우 주로 비즈니스 코칭을 하는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고, 코칭 비용을 기업이 지불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기업의 경영자(CEO·임원)와 중간관리자(팀장·파트장)다. 내가 진행하는 ‘코어 비즈니스 코칭(CBC: Core Business Coaching)’ 역시 비즈니스 코칭 프로그램이다. 사실 비즈니스 코칭을 하더라도 비즈니스·라이프·커리어 등 주제를 넘나들 때가 있다.
최근에 내가 코칭하고 있는 한 임원의 경우 총 10회의 코칭 세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코칭의 중심 주제는 ‘경력개발’이지만 ‘비즈니스·라이프·커리어’를 연계하여 포괄적으로 다룬다. 회사에서 쌓은 업무 전문성을 토대로 퇴직 후 전문코치로 활동하고 싶다면 나처럼 ‘기업코칭’을 하는 ‘비즈니스 코치’의 길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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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훌륭한 전문코치가 되기 위해 필요한 인성과 자질은 무엇인가요?
전문코치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코치의 인성과 자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일까? ‘사람’으로서 자신의 ‘존재(Being)’를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다. 코치는 사람의 ‘존재’와 ‘잠재력’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을 애정 어린 시선과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필요하다고 본다. ‘측은지심’은 타인의 불행을 남의 일 같지 않게 느끼는 마음, 즉 ‘동정심’이다. 맹자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잇는 마음, 즉 ‘사랑’이라고 할 그 마음이 바로 동정심이라고 생각했다.
동정심이 있으므로 내 안에만 갇히지 않고 타인의 느낌을 공감하며, 그럼으로써 나와 내 가족을 보살피듯 타인을 보살필 수 있다. 이러한 ‘측은지심’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이고, 훌륭한 코치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덕목이지 않을까 싶다. 지나치게 이성과 논리가 발달한 사람은 코치로서 부적합하다고 본다. 이성과 논리는 고객의 이슈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타인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는 데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훌륭한 코치는 이성과 감성을 균형 있게 갖춰야 한다고 본다.
둘째, 마음이 커야 한다. ‘마음이 크다’는 것은 성숙한 어른다운 태도와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의미다. 갈등이 생겨도 먼저 자신을 성찰하고 관계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 나의 장인께서 종종 하시는 말씀이 있다.
“시시콜콜 따지는 사람과는 사귀지 마라.” 마음이 작은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는 뜻이리라. 살면서 이 말이 맞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과는 사귈 수 있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과 사귀면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감사함보다는 아쉬움과 불만을 표현하며, 투덜대고, 시시콜콜 따지며, 남의 성공을 축하하기보다 시기와 질투가 앞서고, 갈등이 생기면 철없는 아이처럼 ‘획’ 하고 돌아서버린다. 마음이 작고 인생을 성숙하지 못한 태도로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훌륭한 코치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셋째,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코치의 에너지는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므로 코치는 밝고, 긍정적이며, 건강한 에너지를 품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상시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good thought, good word, good deed)’을 해야 한다. 사실 이 말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아들이 잘되길 바라는 프레디 머큐리의 아버지가 늘 프레디에게 한 말인데, 코치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인 듯하다.
코치들은 이런 인성과 자질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때로는 부족한 나 자신을 관찰하며 반성과 성찰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전문코치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조직변화와 혁신·리더십 분야의 비즈니스 코치(CPCC·PCC·KPC). 주로 기업의 CEO·임원·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테크노 사피엔스》,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