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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행신탁 포함) 잔액은 직전달 대비 9조6180억원이 증가한 총 91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지난 2004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일반신용대출 및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계정은 3조3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한달 전인 2월(1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수입이 줄어든 개인과 소상공인, 기업들이 대출 규모를 대폭 늘렸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운전자금이 필요한 시점이 3월이라 기본적으로 대출이 많이 이뤄지긴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벌어지면서 평소보다 많은 양의 대출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경우 평소 이자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을 대규모로 받았고, 개인들도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달 들어 대출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4월부터는 정부가 금융규제를 완화해 주면서 폭발적으로 대출이 확대되는 분위기”라면서 “앞으로는 대출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금융기관들의 대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었다. 대표적으로 내년 6월까지 예대율 한도(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를 높였고, 위험가중자본을 덜 쌓아도 되는 ‘바젤Ⅲ 개편안’도 조기 시행토록 했다. 금융당국은 규제완화로 은행 대출 여력이 최대 259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체 확대 조짐 경고등..
은행들은 이같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대출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잠재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출 연체가 많아지게 되면 순이자마진(NIM) 하락, 예상손실(EL)값 상승으로 인한 가산금리 상승, 가계·기업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말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43%다. 전월말(0.41%)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연체를 한 채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코로나19에 의한 실물경기(생산, 소비, 물류 등) 변화가 3월부터 본격화됐으니, 이를 반영할 경우 4월 이후 연체 지표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은행들은 지금보다 코로나19가 끝나는 시점과 정부의 유예조치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끝난다고 해서 곧바로 기업이나 개인들의 자금 능력이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고 오히려 악화 되는 곳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지금은 정부 조치 등으로 발생할 부실 시점을 미룬 상태”라고 지적했다.
금융전문가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2분기 이후 진행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다양한 규제완화 조치 등으로 급격한 실적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급격하지는 않지만 은행 실적이 일단 조금 내려오긴 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3월 중순부터 시작됐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입장에서는 이자를 덜 받게 되니까 1차적으로 이익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하락에 대한 영향은 보통 6개월 간다고 본다”며 “또한 대출에 대한 부실도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 등을 감안 시 당장 충당금이 대폭 증가할 개연성은 크지 않다”며 “결국 만기 일괄 연장과 이자 납부 유예가 만료되는 직후인 4분기 실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