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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윤봉길(1908~1932) 의사의 상하이 홍커우 공원 거사가 87년 만에 무대에서 재현된다. 충남문화재단이 기획한 창작뮤지컬 ‘워치’가 오는 9월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초연한다.
‘워치’는 윤봉길 의사가 태어난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 대표 뮤지컬 제작진과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충남문화재단이 기획하고 공연제작사 및 문화예술단체 아이엠컬처, 글래드컬쳐, 날다팩토리, 웅진문화회가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다.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시민의숲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연 제작발표회에서 정인석 아이엠컬처 대표는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의인의 삶을 뮤지컬로 다룬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고 조심스럽다”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관객이 재미와 감동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완성도 있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1932년 윤봉길 의사가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도시락폭탄으로 거사를 이뤄냈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윤봉길 의사와 백범 김구 등 실존 인물과 함께 미래를 보는 능력을 지닌 박태성 등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팩션’ 장르다. 제목인 ‘워치’는 백범 김구가 죽을 때까지 지닌 것으로 알려진 윤봉길 의사의 회중시계를 뜻한다.
강보람 작가는 “회중시계는 가슴에 품고 있는 시간을 뜻한다”며 “윤봉길 의사가 품었던 시간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팩션 장르를 취한 이유에 대해서는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면서 작품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과정에서 팩트를 기반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가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태영 연출가는 “우연히도 내 고향도 충남이고 예산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 이 작품과 만났을 때 가슴이 뛰었다”며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이 대세인 가운데 우리만의 정신을 갖고 만든 ‘워치’가 관객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인공 윤봉길 의사 역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잭 더 리퍼’ 등에 출연한 배우 조성윤이 맡는다. 조성윤은 “윤봉길 의사의 독립에 대한 투지와 정신을 매번 연습하면서 스스로 고취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윤봉길 의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순간에 임했을지를 느끼는 것이 내가 할 일이고 내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다”라고 말했다.
극중 백정선이라는 이름을 쓰는 백범 김구 역에는 배우 황만익이, 가상 인물인 박태성 역에는 배우 정원영이 캐스팅됐다. 스테파니, 김윤하, 장원령, 노지연, 김수영, 진상현 등이 출연한다. 맹성연 작곡가, 신은경 음악감독이 음악을 담당한다.
양승조 충청남도 도지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충청남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뮤지컬을 제작하게 돼 뜻 깊다”며 “일본이 무역제재로 우리를 도발하고 있는 이번 뮤지컬이 지금 선현들의 뜻을 돌아보고 위기를 이겨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워치’는 서울 공연 이후 충남도청 문예회관(9월 26일), 예산군 문예회관(10월 2일)에서도 두 차례 공연한다. 고준근 충청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지역 뮤지컬이지만 향후 작품의 성공을 바탕으로 국가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육성시키는 것이 충청남도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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