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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용익의 록코노믹스]죽은 스타도 무대에 세우는 홀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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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용익 기자I 2019.03.30 06:06:06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지난 2010년 사망한 전설적인 헤비메탈 보컬리스트 로니 제임스 디오가 오는 6월 미국 무대에 선다. 무덤에 들어간 사람이 어떻게 무대에 서나 싶겠지만, 그는 지난 2017년에는 월드 투어도 했다.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부활한 것이다.

디오는 위암으로 사망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6년 바켄 오픈에어 페스티벌에 홀로그램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내 7만여 관객을 놀라게 했다. 이후 ‘Dio Returns’라는 타이틀을 달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 투어를 이어갔다.

미국 홀로그램 프로덕션 업체인 아일루전이 처음 디오 홀로그램을 만들었을 때 평가는 좋지 못했다. 디오의 뿌연 홀로그램은 마치 무대 위를 떠도는 유령 같았고, 그의 움직임은 제한적이고 반복적이었다. 그러나 아일루전은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에 대한 수정을 거듭해 점점 진짜 디오 같은 디지털 디오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디오의 미망인이자 매니저인 웬디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노래하는 목소리는 디오의 생전 라이브 공연 음원을 사용한다. 나머지 밴드 멤버는 살아있는 진짜 사람들이다. 사이먼 라이트(드럼), 크레이그 골드(기타), 스코트 워렌(키보드), 뵤른 잉글렌(베이스), 그리고 보컬리스트 팀 ‘리퍼’ 오웬스와 오니 로건이 함께한다.

물론 비난 여론도 많다. 디오의 골수 팬들은 고인의 인기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것은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웬디는 “공연을 보지도 않고 비난하지 말라”며 “우리는 로니에 대한 기억과 그의 음악을 살아있게 만들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디오 홀로그램 밴드의 드러머 사이먼 라이트는 “디오는 생전에 늘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며 “그런 면에서 디오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했다.

아일루전이 만든 로니 제임스 디오 홀로그램
일각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공연 업계는 홀로그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대형 경기장 공연을 매진시키던 록 스타들이 늙거나 죽으면서 점점 무대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오 이전에도 마돈나 등이 홀로그램을 이용한 공연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이벤트 성격이 짙었지만, 앞으로 홀로그램 공연은 공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연 프로모터 대니 비테쉬는 “홀로그램 공연이 진짜 사람 연주자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의 대안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죽은 아티스트들뿐 아니라 투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베테랑 연주자들의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스웨덴 팝 그룹 아바는 ‘디지털 아바타’를 이용한 월드 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아바의 베니 앤더슨은 “집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라며 “이 공연이 잘 된다면 많은 아티스트들도 이런 공연을 하고 싶어할 것” 이라고 말했다.

사실 디오 공연에 사용되는 홀로그램은 완벽한 3차원(3D) 홀로그램은 아니다. 고해상도 빔프로젝터로 바닥에 영상을 비추고, 무대 앞쪽에 45도로 기울어진 포일(Foil)이라는 특수 필름으로 이를 반사해 입체 영상을 표현한다. 1862년 존 헨리 페퍼의 연극 무대에서 기원한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에서 출발한 기술이다. 디오 외에도 오늘날 공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홀로그램 기술은 여기까지다.

하지만 최근 상용화를 앞둔 5세대 네트워크(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르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완벽한 3D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일루전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페주티는 “현재의 ‘페퍼스 고스트’를 곧 3D 홀로그램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 존 레논, 데이빗 보위, 프레디 머큐리, 짐 모리슨, 커트 코베인, 지미 헨드릭스, 랜디 로즈, 다임백 대럴… 고인이 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무덤에서 일어나 무대로 올라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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