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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투자자로 손꼽히는 피터 틸(Peter Thiel)이 자신의 벤처캐피털펀드인 파운더스펀드를 통해 암호화폐 대규모 거래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운더스펀드가 타고미시스템즈라는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로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타고미시스템즈가 지금까지 투자받은 자금이 1550만달러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또 파운더스펀드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나폴레온 타가 타고미시스템즈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기관투자가나 거액 자산을 가진 고객들을 위한 대규모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브로커-딜러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만약 특정 고객을 위해 대규모 매수주문을 받으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거래소에서의 가격 차이 등을 확인한 뒤 분산 주문을 냄으로써 짧은 시간내 매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파운더스펀드는 실리콘밸리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벤처캐피털펀드로 꼽히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만 30억달러가 넘고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스페이스X, 리프트 등 100곳 이상 정보기술(IT)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인 메스타스테이블캐피탈과 폴리체인캐피탈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테크놀러지 분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자문역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틸은 미국 전자결제업체인 페이팔을 공동으로 창업했고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 초기 투자해 성공을 거둔 실리콘밸리내 유력 투자자다.
특히 틸은 지난해 중반쯤 파운더스펀드를 통해 1500만~2000만달러(원화 약 160억~213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현재 그 가치가 수억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틸은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대부분 암호화폐에 대해 비관적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비트코인은 금(金)과 같이 화폐가치를 보존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사이버상에서 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 그 잠재력은 대단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