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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경매학원. 이곳의 ‘부동산 경매 기초반’ 수업에서는 확정일자·대항력·매각결정기일 등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전문용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은 상가나 토지 경매에 참여할 때 도움이 되는 지식과 관련 대법원 판례 등을 배웠다. 강의는 점심시간에도 쉬지 않고 이어졌지만 자리를 뜨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매 기초반 수업에선 40~50대 중장년층 사이로 20~30대 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학원 관계자는 “오전 시간엔 대학 수업이나 직장문제로 20~30대는 전체 수강생의 10% 남짓”이라면서도 “저녁 강의에는 2030세대가 절반 가량을 차지할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재테크 삼매경에 빠진 2030…“건물주가 목표”
학원에 등록해 부동산 경매 방법을 배우고 관련 서적을 구입해 독학하는 등 2030세대에서 부동산 재테크 열풍이 뜨겁다. 과거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류였던 부동산 투자시장에 2030세대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주님보다 위라는 ‘건물주’다.
지난달부터 부동산 강의를 듣고 있는 타투이스트 정모(27·여)씨는 “돈을 효율적으로 굴리고 싶은데 예금 금리가 워낙 낮아 자연스레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며 “갭 투자를 하거나 경매를통한 수익을 기대해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8·여)씨도 “은행에 돈을 맡겨 부자가 되는 시대는 확실히 지났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며 “안정적인 경제력을 갖고 싶어서 반년째 부동산 기초 강의를 듣고 재테크 관련 책도 읽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림에 투자하는 20~30대도 늘고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관계자는 “그림 경매에 참여하는 고객 중 30%는 20~30대”라며 “현장에선 눈에 띄게 20~30대의 그림 경매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위 ‘금수저’가 아닌 평범한 샐러리맨이 대부분”이라며 “100만원 이하 판화부터 구입해 ‘아트테크’(아트와 재테크를 합한 말)에 뛰어드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인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꾸려 주식을 공부하는 이들도 많다. 김모(28·여)씨는 “최근 주변 지인들이나 소개 받은 사람들끼리 퇴근 후 카페에 모여 주식 종목을 서로 추천하거나 주식 투자 관련 서적을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모임 중에서는 학생 때부터 주식을 공부한 사람도 있어 초보자 입장에서는 차근차근 배워가며 투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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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8월 직장인 837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참여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0대 직장인의 재테크 참여비율이 61.6%로 가장 높았다. 이는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전체 응답비율(56.9%)보다 4.7%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40대(57.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20대 직장인들도 46.9%가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재테크 수단(복수응답)은 대부분이 ‘예·적금’(80.7%)을 꼽았지만 ‘주식’(23.9%)과 ‘부동산’(13.9%)이란 응답도 많았다. 특히 직장인의 76.0%가 신입사원시절부터 재테크를 해야한다는 응답을 해 2030세대의 재테크 참여열풍을 지속될 전망이다.
재테크를 위해서는 소비부터 줄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재테크를 위해 신입사원이 꼭 가져야 할 생활 습관’(복수응답)이란 질문에 63.1%는 ‘매달 고정비용 저축 또는 투자하기’를 꼽았다. ‘신용카드 사용 자제하기’(48.7%)가 두 번째로 많았고, ‘통장 쪼개기’(21.4%)가 뒤를 이었다.
젊은 세대가 재테크 공부에 몰두하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노동 소득 저하 등 사회적 구조가 변화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 세대와 달리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저축과 이자를 통해 자산을 축적할 수가 없는 시대인 탓에 여러 재테크 수단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라면서 “장기적 계획이 아닌 단기적 투자 수익에만 매달리면 ‘한탕주의’에 빠질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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