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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시장을 왜 경직시키려 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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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7.09.26 06:00:00
고용노동부가 최근 파리바게뜨 본사에 대해 가맹점 제빵사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본사가 가맹점 제빵사들에게 인사기준 시행 및 업무지시·감독을 했다는 이유로 불법파견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균일한 품질이 필요한 프랜차이즈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본사가 가맹점주와 직원의 교육·훈련 등을 할 수 있도록 돼있다. 고용부 지시는 업종 특성을 외면한 무리한 조치다.

설사 본사가 가맹점 제빵사들을 직접 고용한다 해도 불법파견 논란은 사라지지 않는다. 제과·제빵 업종은 파견법상 원천적으로 파견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고용부 해석대로라면 가맹점주가 제빵사에게 업무 지시를 할 경우 역시 불법파견이 되는 것이다. 정부가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기업 활동을 옥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불법파견 문제는 노동시장이 경직된 상황에서는 언제든 재연될 공산이 크다. 논란의 불씨를 없애려면 파견허용 업무 및 시간에 제한을 없앤 미국이나 독일처럼 관련법을 현실에 맞게 고쳐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할 일은 바로 국회에 계류 중인 파견법 개정안이 빨리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다. 경계가 불분명한 ‘도급’과 ‘파견’의 혼선을 정리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 들기보다는 지나치게 노동계에 기울어져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노동개혁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경우처럼 민간기업에 ‘직접 고용’을 지시한 것도 선진국에서는 별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고용부가 어제 ‘일반해고 허용’과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지난 정부의 양대 핵심 지침을 폐기한 것도 노동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폐기를 요구한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노동기득권 보호 조치일 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필수 과제다. 정부는 노동유연성을 높여야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점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기업 규제만 강화할 게 아니라 노동개혁에도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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