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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WSF ②] 4차 산업혁명 기업 대응은… “IT +제조업 문화 적절히 조화시켜야”

김정유 기자I 2017.06.07 06:00:00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인터뷰
이데일리 '제8회 세계전략포럼' 연사로 참석
"4차 산업혁명은 오프라인+온라인 세계 일치된 세상"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제공=정재승 교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4차 산업혁명’은 오프라인 세계와 온라인 세계가 일치된 세상이 구현되는 것을 뜻한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상이 일치되면 인공지능(AI)을 통해 해당 빅데이터를 활용,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정재승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정의한 4차 산업혁명이다. ‘아톰 세계’로 불리는 오프라인 세상과 ‘비트 세계’로 지칭되는 온라인 세상의 결합. IoT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시스템, AI가 모두 접목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구현한다는 것이 정 교수가 예상하는 4차 산업혁명의 방향이다.

정 교수는 오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8회 세계전략포럼에 연사로 참여한다. 정 교수는 포럼 둘째날인 13일 오전 세션2 ‘공존과 조화:AI에 사람을 더하다’에서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교수와 함께 강연자로 나설 계획이다.

포럼에 앞서 진행한 사전 인터뷰에서 정 교수는 “흔히 온·오프라인연계(O2O)라고 하는 이런 현상은 제조업과 유통업 등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큰 변화가 수반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빅데이터, AI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AI 등에 투자를 단행 중이다. 정 교수는 그동안 ‘추격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던 국내 기업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익숙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삼성, SK 등을 비롯해 일부 대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이미 적극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지만 아직 까지 불확실한 미래에 맞서 비전을 갖고 앞장서야 하는 상황에는 익숙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재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평가가 쉽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AI와 증강현실(AR) 등에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면 적절한 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IT의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 제조·유통업의 수직적이고 엄격한 문화를 잘 아우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에 이어 사회적으로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만만치 않다. 특히 일자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미 로봇으로 사람의 일자리가 일부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는 인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교수는 “인간의 우월성을 장담할 수 있는 분야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며 “그러나 인간의 비판적 사고, 즉 데이터의 주장을 뒤집는 가치전복적인 사고, 공감 능력과 같은 감성적 접근, 사회적 상호작용과 설득 등 사회적 기술은 기계 학습이 쉽지 않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직업들은 인간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이뤄진 단순한 방식의 교육 방식 변화와 정보에 대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큰 화두다. 정 교수는 “교육의 경우 과거처럼 지식을 단순히 머리에 집어넣는 형식의 방식은 더이상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며 “그것은 우리보다 AI가 더 잘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창의성과 협업이었다. 정 교수는 “인간 사고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창의성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인 만큼 경쟁 일변도 사회에서 협업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미래 세대 교육의 핵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보 접근의 격차에 대해서는 “AI는 어쩌면 불평등을 심화하고 인간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감소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며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와 법적 규제 등을 미리 준비하는 노력, 그리고 기본소득처럼 아주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엇보다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들이 앞설 수 있는 만큼 기회의 재분배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오히려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AI와 같은 기술을 중심으로 특화 영역에서 성공 사례를 빨리 만들어 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 분야를 확산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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